[지역구출마 번복 파장]"종잡을 수 없는 조순-이수성"

  • 입력 2000년 3월 7일 23시 47분


민국당은 창당대회를 하루 앞둔 7일 오전 자민련을 탈당한 김동주(金東周)의원이 합류해 기세를 올렸으나 오후 2차 조직책 발표가 나온 뒤 당 곳곳에서 한숨이 터져나오는 등 난맥상을 보였다.

▼ "선거 분위기에 찬물" 불만 ▼

○…이날 오후 발표된 2차 조직책 발표 결과 조순(趙淳)창당준비위원장과 이수성(李壽成)상임고문이 지역구 불출마쪽으로 가닥을 잡자 창당준비에 박차를 가하며 바람몰이에 나서려 했던 당 관계자들은 난감한 표정이 역력.

3일 “신당의 바람몰이를 위해서는 당지도부의 지역구 출마가 필수적”이라며 조위원장은 서울 종로, 이고문은 경북 칠곡에 각각 출마시킨다는 1차 조직책 심사결과가 발표된지 불과 나흘만에 입장이 뒤집어졌기 때문.

당지도부가 지역구 배수진을 친 채 ‘옥쇄(玉碎)’할 각오로 선거전을 독려한다면 나름대로 이번 선거는 해볼만하다는 분위기에 찬물을 끼얹어버렸다는 게 관계자들의 불만.

이기택(李基澤)창당준비부위원장은 “일장일단(一長一短)이 있지만 우리 당 형편에 나가주시면 좋을 텐데…”라고 아쉬움을 토로.

▼ YS "DJ가 호남 싹쓸이" ▼

○…이기택부위원장은 이날 저녁 상도동으로 김영삼(金泳三)전대통령을 방문, YS와 2시간동안 만찬을 하며 환담.

YS는 이 자리에서 지역감정과 관련, “내가 대통령선거를 두 번 해봤는데 두 번 다 김대중(金大中)씨가 전라도, 광주에서 99% 득표가 나왔지만 나는 부산 마산에서 75.5%를 얻은 게 최고였다”며 “(김대통령이) 완전히 싹쓸이한 것”이라고 비난.

그는 “얼마전 경남고 동창생들이 찾아와 ‘과거에는 그래도 중앙청이나 부산시청을 지나가다가 예고 없이 찾아가 아는 사람을 만날 수 있었는데 지금은 가볼 데가 없다’고 하더라”고 부연.

이부위원장은 만찬이 끝난 뒤 기자들에게 “김전대통령이 ‘새로운 정치패턴을 만든다는 차원에서 민국당에 많은 관심을 갖고 있다. 민국당이 총선 전 원내교섭단체를 구성하는 것이 어렵지만은 않은 것으로 본다’고 말했다”고 밝혔다. YS는 그러나 총선에서 민국당을 지지해 달라는 요청에 별다른 언급을 하지 않은 채 고개만 끄덕였다고 이부위원장은 전했다.

<정연욱기자> jyw11@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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