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총선이슈/5개권역 '5색 票心']"지역개발 더 관심"

  • 입력 2000년 3월 2일 19시 57분


여야는 ‘4·13’ 총선을 겨냥해 중앙당 차원에서 ‘DJ정부 중간평가’와 ‘안정론-견제론’을 둘러싼 공방에 연일 열을 올린다. 그러나 각 지역 총선현장에서 표밭갈이를 하는 주자들이 느끼는 지역민심은 이와는 거리가 먼 듯하다.

대다수의 유권자들은 정치권의 공방에 염증과 혐오를 보이고 있다. 이에 따라 상당수 후보들은 논리 대결보다는 지역개발론이나 인물론 등을 내세우며 유권자들을 파고든다. 또 자신의 강점홍보와 상대후보의 약점부각에 주력하는 모습이다.

지역별로는 수도권에서는 경제문제와 인물론이 주요 이슈인 반면 우세정당이 뚜렷한 영호남과 충청권에서는 지역감정에 의존하는 이슈와 선거전략이 눈에 많이 띈다.

○…서울 경기 등 수도권의 경우 아직 안정론이나 견제론 등 거창한 구호는 크게 부각되지 못한다는 게 실제 표밭을 누비는 주자들의 얘기. 대신 후보 개개인의 성격에 따라 지역이슈가 선거구별로 차별화되는 양상.

이런 가운데 한나라당의 ‘공천 후유증’이 새 변수가 돼 백중지역의 승패를 좌우할 것으로 예상되면서 이를 둘러싼 여야 간 공방이 치열한 실정. 한나라당 후보들은 이를 개혁공천에 따른 불가피한 후유증이라고 주장하고 있으나 다른 당 후보들은 이 문제를 한나라당 이회창(李會昌)총재의 지도력과 연결시키면서 파상공세.

○…대전 충남의 경우 자민련 후보들은 대체로 ‘JP 후광(後光)업기’가 많고 다른 후보들은 ‘인물론’‘지역 개발론’으로 맞서는 형국.

그러나 민주당 이인제(李仁濟)선거대책위원장이 JP를 겨냥해 일으키려하는 세대교체 바람이 변수로 등장. 하지만 충북은 ‘JP 끼워팔기’가 별반 먹히지 않는 분위기. 이 때문에 총선구도는 자민련과 한나라당 민주당의 3파전 양상으로 치닫는 분위기.

○…광주 전남북 등 호남지역은 여당의 안정론과 현역의원 물갈이론이 선거의 주된 이슈. 민주당 공천자들은 김대중(金大中)대통령의 개혁 완수를 위한 안정의석 확보를 강조하나 무소속 출마예정자들은 인물론을 내세우며 자격없는 현역의원들은 이제 과감히 바꿀 때가 됐다고 역설.

특히 이 지역은 김대통령에 대한 지지가 절대적인 탓인지 무소속 출마예정자들이 한결같이 당선 후 민주당 입당을 주장하는 등 앞을 다퉈 ‘DJ 업기’ 경쟁.

○…대구 경북지역은 ‘반 DJ 정서’ 때문에 ‘실정(失政) 중간평가론’이라는 총론성 이슈가 가장 잘 먹혀드는 지역으로 꼽힌다. 영남지역의 ‘태풍의 눈’으로 등장한 민국당 바람이 아직은 미미한 편이지만 여전히 선거의 변수로 작용할 가능성은 상존.

각론으로 들어가면 대구지역은 ‘밀라노 프로젝트’로 대변되는 여권의 섬유도시 발전론 약속이 공수표가 된데 대한 불만이 팽배해 있고, 도농복합지역인 경북은 농가부채 탕감 등 현정권의 농정에 대한 불만이 고조되고 있는 실정.

○…부산 경남은 깊어진 ‘반 DJ 정서’를 업은 한나라당과 민국당 간 ‘선명성’ 경쟁이 갈수록 치열해지는 양상. 한나라당은 이 지역에서 ‘민국당 득표〓야권 분열’이라며 ‘제2의 이인제(李仁濟)사태’를 상기시키는데 주력.

그러나 민국당은 “이회창총재의 독선적 당 운영이 야권 분열의 실마리를 제공했다”고 공격. 여기에 이 지역 선거판에 상당한 변수로 작용할 가능성이 높은 YS의 의중을 놓고도 혼란스러운 논란이 벌어지는 양상.

<양기대·박제균기자> kee@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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