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4당 득표작전 본격화]"수도권을 내 품에"

  • 입력 2000년 3월 1일 19시 31분


《민국당의 가세로 수도권 선거전 양상이 변질되면서 민주당 한나라당 자민련 민국당 등 여야 4당의 수도권 공략 작전이 더욱 복잡해지고 있다. 특히 득표율 1% 차이로 승패가 엇갈리기 일쑤인 수도권 선거의 속성상 득표전 못지 않게 상대표 잠식을 극대화하는 전략도 중요하다는 게 각 당의 판단. 이 때문에 4당간의 미묘한 물고 물리기 양상이 천태만상으로 전개되고 있다.》

▼민주당▼

민주당은 수도권 공천자 면면에서 한나라당 등에 비해 절대적 우위를 보이고 있다고 자신한다. 한 당직자는 “한나라당의 공천 파동으로 수도권 선거전이 종전 ‘DJ 대 반DJ’ 구도에서 다극화 구도로 변화돼 인물위주 선거가 될 가능성이 높다”며 “우리로선 훨씬 쉬워진 셈”이라고 말했다.

당 관계자들은 특히 한나라당 우세가 예상돼온 경기 분당과 고양 지역에서도 판세가 달라지고 있다고 자평한다. 열세 지역도 민국당 후보가 정해지면 양상이 달라질 수 있다는 게 민주당의 희망. 민국당이 영남을 기반으로 하는 만큼 수도권에서 후보를 내면 한나라당 성향의 영남표를 상당수 잠식할 수 있을 것이라는 얘기다.

이와 함께 수도권에 이인영(李仁榮) 허인회(許仁會) 우상호(禹相虎)씨 등 386세대와 전문직 신인들을 대거 포진시킨 것이 일반 유권자들의 ‘바꿔’ 열풍과 맞물려 상당한 효과를 발휘하고 있다는 게 민주당의 주장. 이들이 수도권의 개혁 성향 유권자들을 민주당 지지로 계속 묶어 놓는 역할을 톡톡히 해내고 있다는 것.

이에 따라 2월29일 민주당선대위 확대간부회의에선 “이번 총선과 관련해 서울 외교가에서 민주당의 승리를 전망하고 있다”는 주장이 나오는 등 낙관론이 고개를 들고 있다.

<윤승모기자>ysmo@donga.com

▼한나라당▼

한나라당 수도권 전략의 핵심은 민주당과의 양자대결 구도 정착으로 요약된다. 자민련의 야당선언과 민국당의 출현으로 ‘1여 3야’ 구도로 바뀐데 따른 전략 재정립인 셈이다.

한나라당은 15대 총선 당시 수도권에서 2000표 이내에서 승부가 갈린 곳이 20여곳이나 된다는 점을 들어 민국당 출현이 수도권 내 영남출신 유권자에게 미칠 영향을 예의주시하며 초조한 기색도 보이고 있다. 양자대결 구도로의 전환을 위해 한나라당은 자민련과 민국당을 찍으면 ‘사표(死票)’가 되고 따라서 민주당 후보를 당선시키는 결과가 된다는 논리를 전파할 계획.

이와 함께 서울의 진영(陳永·용산) 김영춘(金榮春·광진갑) 한승민(韓承珉·동대문갑) 정태근(鄭泰根·성북을) 정두언(鄭斗彦·서대문을) 원희룡(元喜龍·양천갑) 오경훈(吳慶勳·양천을) 고진화(高鎭和·영등포갑) 김성식(金成植·관악갑) 오세훈(吳世勳·강남을), 경기의 남경필(南景弼·수원 팔달) 김용수(金龍洙·고양덕양을) 김부겸(金富謙·군포) 박종희(朴鍾熙·수원 장안) 임태희(任泰熙·성남 분당을) 심재철(沈在哲·안양 동안) 박종운(朴鍾雲·부천 오정)후보 등 ‘청년벨트’를 앞세워 참신성과 개혁성으로 수도권 승부를 가른다는 구상이다.

<박제균기자>phark@donga.com

▼자민련▼

최근 각종 여론조사에서 민국당보다 지지도가 저조한 것으로 나타나자 자민련은 몹시 곤혹스러운 기색이다. 실제로 강세를 보이는 곳도 이한동(李漢東·연천-포천)총재와 허남훈(許南薰·평택을)의원 지역 등 2, 3곳에 불과하다는 게 당의 분석.

그러나 선거일이 다가올수록 보수색채 강화, 야당선언 등이 먹혀들 것이라고 자민련측은 기대하고 있다. 특히 ‘민주당 대 한나라당’의 양자구도로 고착화되는 것을 막기 위해 양당을 무차별 공격하는 등 총력전을 펼 계획.

나아가 민국당의 출현으로 수도권에서 지역대결 양상이 짙어질 경우 충청권 출신이 많은 인천과 경기 남부에서 의석을 얻을 수 있을 것으로 전망한다. 아울러 이총재의 연천-포천을 중심으로 의정부 가평-양평 파주 등 경기 북부를 집중 지원, 승부를 내겠다는 전략이다.

<이철희기자>klimt@donga.com

▼민국당▼

민국당이 내세우는 수도권 공략 주요 무기는 다른 정당과 차별화된 참신성과 개혁성. 한나라당 공천파동의 원인을 ‘1인 보스체제’로 몰아치면서 이를 득표로 연결시키기 위해서는 젊고 참신한 개혁적 인사들의 전면 배치가 필수적이라는 것.

재야출신인 장기표(張琪杓)최고위원을 정치1번지인 종로에 내세우는 것을 비롯, 이호윤(李鎬允)전서울대총학생회장 권기균(權奇鈞)21세기지식사회연구회장 이지문(李智文)전시의원 등을 서울에 집중 배치하려는 것도 이 같은 전략의 일환.

또 기존 3당이 퍼부을 ‘낙천정당’이라는 비난공세에 맞서 “1인 보스체제의 ‘희생양’일 뿐”이라는 대응논리도 개발 중이다. 이와 함께 영남권을 중심으로 신당바람을 일으키고 이를 수도권의 영남출신 유권자층에게 불어넣기 위한 전략 마련에도 골몰하고 있다.

<정연욱기자>jyw11@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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