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DJ의 助言과 警告]"특정高 그냥 둘수 없다"

  • 입력 2000년 2월 29일 19시 38분


김대중(金大中)대통령이 29일 호남지역 ‘특정고’의 인사편중현상에 대해 강도 높게 경고하고 나서 인사철을 맞은 관가(官街)가 술렁이고 있다. 김대통령의 이날 ‘특정고’ 경고 발언은 국무회의와 이억수(李億秀)신임 공군참모총장의 진급 및 보직신고 석상 등 두 차례나 반복됐다.

대통령 비서실은 김대통령의 이같은 지적이 있은 직후 이만의(李萬儀) 공직기강비서관과 정영식(丁榮植) 행정비서관의 보직을 맞바꿨다. 청와대 관계자는 “두 비서관이 모두 행정관료 출신이고 적재적소 배치 원칙에 따라 자리를 맞바꾼 것”이라고 설명했으나 청와대내에서는 신광옥(辛光玉)민정수석과 고교 동문인 이비서관이 같은 민정수석실에 근무하는 것을 피하기 위한 조치가 아니냐는 추측도 나왔다.

김대통령의 이같은 발언은 최근의 몇가지 인사잡음을 염두에 둔 것. 하나는 최근 각 부처 인사에서 호남지역 특정고 출신 인사들의 ‘줄대기’ 로비가 도를 넘어서고 있다는 지적과, 또 하나는 민주당 공천과정에서 특정고 인맥을 둘러싼 논란이 벌어졌다는 점. 청와대내에서는 또 이번 발언을 박주선(朴柱宣)전법무비서관 재직시절 금융계 인사에서 특정고 인맥이 편중 배치돼 논란이 됐던 전례를 되풀이하지 않겠다는 김대통령의 의지로 풀이하기도 한다. 그러나 정가에서는 김대통령이 이번 총선에서 쟁점이 될 가능성이 큰 현정권의 인사편중시비를 놓고 ‘선수(先手)’를 친 것이라는 관측도 나오고 있다.

<최영묵기자> ymook@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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