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입력 2000년 2월 16일 19시 32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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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러면서도 서대표는 한나라당 정형근(鄭亨根)의원 사건과 병무비리수사에 대해서는 “불공정한 일이 없도록 하겠고, 만약 그런 일이 있으면 시정토록 의견을 제시하겠다”면서 나름대로 ‘자기 목소리’를 내는 모습도 보여줬다.
그러나 ‘정치인 초년생’인 그는 밀실공천 등 민감한 질문에 대해서는 구체적 답변 대신 ‘뭉뚱그리는’ 식으로 피해가는 인상을 줬다. 서대표는 간간이 “어젯밤 공천희망자로부터 부탁전화를 받고 잠을 설쳐 청심환까지 먹고 새벽에 잠이 들었다. 빨리 토론회가 끝났으면 좋겠다”는 등 솔직한 발언으로 웃음을 유도하기도 했다.
서대표는 또 질문자가 ‘옷로비사건의 경우 언론의 잘못된 보도로 국정혼란을 일으켰다’고 발언한 일을 지적하며 진의를 묻자 “잘못했다. 이 기회에 죄송하다는 말씀을 드리고 싶다”면서 즉석에서 사과했다.
토론회에는 이인제(李仁濟)선대위원장을 포함해 김옥두(金玉斗)사무총장 박상천(朴相千)원내총무 등 민주당 의원 10여명이 참석했다. 다음은 서대표와의 일문일답 요지.
―시민운동을 계속해온 분이 정당대표로 영입돼 비판적 시각이 많은데….
“정치불신 등 여러가지 한국적 상황이 그렇게 만들었다고 본다. 과거에도 여당으로부터 많은 얘기가 있었지만 안갔다. 그러나 새로운 역사창조 시기에 민주화투쟁을 해온 김대중(金大中)대통령의 비전에 공감해 오게 됐다.”
―시민단체 낙선운동과 이에 대한 음모론은 어떻게 보고 있나.
“시대적 요청으로 근본취지에 공감한다. 그러나 법질서 안에서 해야 한다. 개인적으로 낙천운동을 하는 대표자들을 잘 알고 있는데 음모론은 절대 사실이 아니며 그들에 대한 모독이다.”
―시민단체의 낙천자명단을 공천에 어느 정도 반영하나.
“반영한다. 그러나 명단에 있는 사람 중 공천을 받는 사람이 몇 사람 있는 것 같더라. 대를 이어 민족과 나라를 위해 애쓴 사람, 기준에 따르다 보니 부득이 명단에 포함된 사람 등이다.”
―김상현(金相賢)고문은 공천이 되나.
“나도 개인적으로 잘 알고, 굉장히 훌륭한 업적이 있는 사람이다. 고민하는 것 같더라.”
―현 정부가 말하는 안정론은 과거 야당 시절 주장과 다른 것 아닌가.
“지금의 여야관계는 과거와 다르다. 지금은 민주주의와 시장경제를 하자는 것이다. 국회에서 여당이 안정세력을 확보해야 국정운영이 잘된다. 정권교체 이후 국제신인도가 올라갔는데 자칫 이것이 중단될 수 있다.”
―정형근의원 체포시도와 병무비리수사는 총선에 활용하기 위한 전략적 시도가 아닌가.
“정의원은 23차례나 소환에 불응했다. 병역비리 시정은 국민적 여망이기도 하다. (총선)시기를 피하자는 얘기도 들리는데 수사당국에서 하는 것이고, 정당이 뭐라 할 수 있는 것이 아니다.”
―김대통령이 김정일(金正日)을 식견있는 정치가라고 평가한 것은….
“외교적 수사라고 생각한다. 긴장을 완화한다면서 상대방을 ‘나쁜 놈’이라고 말할 수 있나.”
―호남편중인사 지적에 대해서는….
“중요기관 대표는 호남이 아니지 않으냐. 일부에서는 동창들을 많이 쓴다는 말이 있지만 일반적으로 그렇지 않을 것이다.”
<공종식기자>kong@dong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