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꼬이는 여야 공천]한나라당 계파 힘겨루기

막바지에 접어든 한나라당 공천과정에서 계파간 힘겨루기가 더욱 극심해지고 있다.

김윤환(金潤煥)고문 이기택(李基澤)전부총재 김덕룡(金德龍)부총재 이부영(李富榮)원내총무 등이 각각 자파 세력을 밀어올리면서 한나라당의 공천 내홍이 혼미 속으로 접어드는 분위기다.

○…이부영총무가 15일 공천작업을 정면 비판한 데 대한 여진(餘震)이 16일에도 계속됐다. 이총무의 ‘영남권의 기득권 지키기’ 비판에 대해 김고문측은 “개혁도 좋지만 당선 가능성이 우선이며 과거 기득권세력이라고 무조건 비판하는 것은 잘못”이라고 발끈. 김부총재와 이총무가 자파 세력 늘리기를 둘러싸고 극단적인 설전까지 벌였다는 얘기도 나오는 상황.

이회창(李會昌)총재측도 “이총무 주장대로 공천한다면 이총무가 한 계파의 수장으로 성장할 것”이라고 경계하는 눈치.

○…김덕룡부총재는 최근 이총재를 만난 자리에서 계속 공조의 틀을 유지하기 위해서는 수도권 내 일부 공천경합지역의 자파 인사들과 영남권의 민주계인사들에 대한 배려가 선행돼야 한다는 입장을 강하게 전달했다는 후문. 김부총재측은 특히 경기 일산갑의 조웅규(曺雄奎)의원, 서울 영등포갑의 권기균(權奇鈞)21세기지식사회연구소장의 공천이 어려워질 경우 “가만있지 않겠다”고 으름장.

○…조순(趙淳)명예총재는 한편 비주류 중진들과 계파색이 엷은 신진인사들을 대거 끌어들이고 있는 이총재측의 움직임에 대해 “총선 이후 당 장악을 가속화하려는 의도가 있다”며 곱지 않은 눈길. 조명예총재는 당초 16일 서울시의원들이 모인 가운데 ‘옹립 출마’ 형식을 취하려 했으나 홍사덕(洪思德)선대위원장이 기자들을 불러 얼떨결에 종로 출마를 선언하게 됐다고 볼멘 소리.

<정연욱기자>jyw11@dong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