자민련 "우리黨은 뭐하나"… 공천심사위도 '아직'

  • 입력 2000년 2월 12일 20시 07분


‘4·13’ 총선을 향한 자민련의 ‘소걸음’ 행보에 당내에서마저 불만의 소리가 높아지는 실정이다.

자민련은 총선을 불과 2개월 남긴 12일까지 공천심사위원회조차 구성하지 못한 상태다. 사무처에선 이미 열흘 전 당 지도부에 이태섭(李台燮) 박철언(朴哲彦) 황산성(黃山城)부총재 김현욱(金顯煜)사무총장 김광수(金光洙) 이상현(李相賢)의원 등으로 공천심사위원회 구성안을 올렸으나 이날까지 결재를 받지 못했다.

다른 당처럼 공천심사위원장을 맡길 만한 중량감 있는 인사를 찾기 어려운데다 지도부가 추천하는 일부 인사들도 “내가 왜 그런 자리를 맡느냐”며 한결같이 손을 내젓고 있기 때문이다. 한 관계자는 “어차피 공천이란 게 JP의 의중에 달린 문제인데 누가 욕먹고 험한 꼴만 보게 될 ‘JP 대리인’ 역할을 하고 싶겠느냐”고 말했다.

이렇게 공천심사부터 늦어지다 보니 선거대책위 구성 등 선거체제가 갖춰질 수 없는 형편. 특히 자민련 입당 때부터 선대위 대변인으로 내정된 박경재(朴慶宰)변호사는 12일 이른바 ‘총선기획단 대변인’이라는 ‘유령직함’으로 첫 논평을 내는 촌극마저 벌어졌다.

한 당직자는 “제3당이 공천을 다른 당보다 먼저 할 필요는 없는 게 현실이지만 그렇다고 이렇게 선거체제 전환이 늦어져서는 뒷북이나 치고 마는 꼴이 된다”며 걱정했다.

<이철희기자> klimt@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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