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13개각 스케치]일부장관 출마고사로 혼선

  • 입력 2000년 1월 13일 20시 12분


박태준(朴泰俊)신임총리 임명동의안이 가결된데 이어 개각이 단행된 13일, 청와대 국회 총리실 관계부처 등은 하루종일 분주한 움직임을 보였다.

○…김대중(金大中)대통령은 박태준국무총리 임명동의안이 이날 오후 국회에서 통과되자마자 한광옥(韓光玉)비서실장을 국회로 보내 박총리와 개각 인선을 간접 협의.

청와대측은 이날 오전 “임명동의안이 통과되는대로 곧 개각명단을 발표하겠다”고 밝혔으나 오후5시반 박총리가 청와대에서 김대통령으로부터 임명장을 받은 뒤 개각내용을 발표키로 일정을 조정. 특히 임명장 수여를 오후 5시에 하기로 했다가 다시 30분 연기하는 등 우여곡절이 있자 청와대 주변에서는 “박총리와의 협의과정에서 문제가 생긴 것이 아니냐”는 관측도 대두.

○…김종필(金鍾泌)전임총리와 박태준신임총리는 이날 오후6시경 정부중앙청사 10층 회의실에서 이취임식을 거행.

김전임총리는 이임사에서 “나라의 위기가 잘 수습되고 국민 모두가 새로운 천년을 희망속에 설계할 수 있게 된 가운데 대과없이 총리직을 떠날 수 있게 돼 다행스럽게 생각한다”고 직원들의 노고를 치하. 박신임총리는 취임사에서 아직 경제위기상황이 완전히 극복되지 않은 만큼 나라를 바로세우는데 최선을 다해달라고 당부.

○…총리실 직원들은 박총리의 취임도 취임이지만 신임 국무조정실장이 누가 될지에 대해 더욱 관심을 쏟는 모습. 직원들은 한때 직원들에게 매우 엄격한 것으로 알려진 정덕구(鄭德龜)산업자원부장관의 이동설이 나돌자 몹시 긴장했으나 정장관이 유임으로 굳어지자 안도의 한숨.

또 조영장(趙榮藏)신임비서실장이 단행할 후속 총리수석비서관 인사에 높은 관심. 총리실 직원들은 박총리가 ‘경제총리’로서 경제분야에 대해 심혈을 기울일 것으로 보면서도 “과연 총리직의 한계를 극복할 수 있을지 의문”이라는 반응. 이와 함께 친(親) 재계 성향의 박총리와 친노동계 성향의 김대통령 간에 빈틈없는 조율이 이뤄질지에 대해서도 설왕설래.

○…이번 개각 뒷얘기 중 가장 관심을 모았던 대목은 일부 장관들의 4월 총선 출마 고사.

여권 핵심부에서는 진념(陳稔)기획예산처장관과 남궁석(南宮晳)정보통신부장관 이상룡(李相龍)노동부장관을 상대로 총선에 출마할 것을 며칠동안 권유했으나 본인들이 완강하게 거부, 막판까지 개각 윤곽이 불투명.

특히 진장관의 출마의사 번복은 상당히 관심을 끌었다. 진장관은 줄곧 출마를 거부해오다 12일 출입기자들에게 “대통령이 나가라면 나갈 수밖에 없지 않느냐. 한나라당 이회창(李會昌)총재 정도라면 싸워보겠다”고 말해 여권지도부가 진의를 확인하느라 하루종일 법석을 떨었다.

그러나 남궁진(南宮鎭)대통령정무수석비서관과 국민회의 정균환(鄭均桓)특보단장이 전화로 의사를 확인한 결과 “다른 장관들의 출마를 독려하는 뜻에서 말한 것”이라고 부인하는 등 오락가락. 진장관은 13일 오전까지도 명확한 입장표명을 하지 않아 여러 뒷말을 낳았다.

남궁석장관과 이상룡장관은 “정부에 남아 전공분야에서 대통령을 보좌하겠다”고 끝까지 고사. 또 “대통령이 직접 말씀한 것도 아닌데 장관 입장에서 섣불리 움직일 수는 없는 것 아니냐”고 청와대와 당인사들의 설득을 못마땅해했다는 후문.

이를 두고 여권핵심관계자들은 “정권으로부터 혜택을 받은 입장에서 대통령의 뜻을 간접적으로 확인했으면 이에 응해야 하는 것 아니냐”며 “본인들의 의사를 중시하는 것도 좋지만 대통령이 더욱 강력한 리더십을 발휘해야 한다”고 주장.

○…16대 총선 출마를 위해 사임한 정해주(鄭海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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