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세갈래 부류 창당움직임]신당 붐…총선구도 얽힌다

  • 입력 2000년 1월 6일 19시 39분


16대 총선을 앞두고 기존의 ‘2여(與) 1야(野)’ 노선에 반발하는 신진인사들이 저마다 독자세력화 움직임을 보여 총선구도가 갈수록 복잡한 양상을 띠고 있다. 현재 정치권의 ‘대안세력’을 자임하는 인사들의 창당 움직임은 진보 색채의 민주노동당을 제외하면 크게 세갈래다.

김용환(金龍煥·무소속)의원과 허화평(許和平)전의원을 중심으로 한 ‘한국신당’, 홍사덕(洪思德)의원과 장기표(張琪杓)씨의 신당세력, 이수성(李壽成)민주평통수석부의장이 추진하는 독자모임 등이 그것이다.

이들의 주장은 대체로 비슷하다. 김의원측은 ‘1인 보스체제’ 타파와 의회정치 구현 등을 내세우고 있고 홍의원측은 ‘새 인물, 새 정치’를 추구하겠다는 것. 이부의장은 아직 구체적인 입장을 밝히지 않고 있으나 ‘국민적 화합과 단결’을 주요 슬로건으로 내걸 태세다.

이 때문에 이들은 경우에 따라 총선을 앞두고 연대할 가능성도 없지 않아 보인다. 특히 김의원은 충청을, 허전의원과 이부의장은 영남을, 홍의원은 수도권을 연고로 하고 있어 이들이 손을 잡으면 ‘전국정당’ 이미지를 갖출 수도 있다.

실제로 김의원과 이부의장 사이에는 연대 움직임이 가시화되고 있다. 양측 사이에서 중개역할을 하고 있는 정호용(鄭鎬溶)전의원은 “판을 크게 그려야 승산이 있다”면서 이부의장을 중심으로 한 정치세력화를 위해 발벗고 나섰다.

그러나 김의원은 별로 적극적이지 않다. 이부의장이 자신들의 창당 정신에 공감해 ‘여러 명 중 한명’ 자격으로 참여한다면 환영하지만 이부의장을 중심으로 정당을 만들면 또 다른 ‘보스정당’에 그치게 된다는 게 김의원의 논리다. 김의원은 이에 따라 6일 허전의원과 만나 이같은 입장을 재확인하고 이부의장에게 개인 자격으로 참여해달라고 요청했다.

반면 홍의원측은 아직 김의원이나 이부의장측과의 연대에 적극성을 보이지 않는다. 김의원측 관계자는 “김의원이 최근 홍의원을 만나 의사를 타진했으나 홍의원이 ‘일단 각각 창당 작업을 한 뒤 나중에 연대 여부를 검토하자’며 소극적인 대응을 했던 것으로 안다”고 전했다.

<송인수기자>issong@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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