비리혐의 피소 오세응의원 DJ겨냥 '분풀이성' 발언

  • 입력 1999년 9월 29일 23시 21분


29일 외교통상부에 대한 국회 통일외교통상위의 국정감사에서 비리혐의로 검찰에 기소된 한나라당 오세응(吳世應)의원이 김대중(金大中)대통령을 겨냥한 ‘분풀이성’ 발언을 해 소란이 빚어졌다.

오의원은 “이 정권은 민주주의가 아니다. 이성계(李成桂)와 이방원(李芳遠)은 무력으로 사람을 죽였지만 이 정권은 정치적으로 사람을 매장하고 있다”고 비난했다.

이에 자민련 이택석(李澤錫)의원이 “이성계 운운한 대목은 속기록에서 삭제해달라”고 요구했고 오의원은 “당신이 뭔데 남의 발언을 지우라 마라 하느냐”고 목청을 돋웠다. 오의원은 이어 유흥수(柳興洙)위원장의 제지에도 불구하고 이의원에게 “당신하고 나하고 마이크 끄고 붙어보자”는 등 고함을 멈추지 않았다.

보다못한 국민회의 한화갑(韓和甲)의원이 “당신은 민주주의를 말할 자격이 없다”고 맞받아치자 오의원은 “가신이라고 그렇게 말할 수 있어. 당신도 내 입장이 돼 봐”라고 소리쳤다.

결국 유위원장이 서둘러 정회를 선포했지만 오의원의 한풀이는 의원휴게실에서도 계속됐다. 국민회의 정희경(鄭喜卿)의원은 기자들이 이 모습을 지켜보자 “싸움구경이 재미있겠지만 노인들의 추한 모습은 그만 보라”며 휴게실 문을 닫았다.

〈윤영찬기자〉yyc11@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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