자민련 합당 누굴 믿어야 하나?…"혼선 부채질"당내 비판

  • 입력 1999년 9월 22일 17시 43분


국민회의와의 합당 여부에 대한 자민련의 수뇌부 발언과 대변인 브리핑이 제각각이어서 혼란이 가중되고 있다.

김종필(金鍾泌)국무총리는 21일에도 자민련의 ‘신보수주의 대토론회’에서 자신은 모든 문제를 개인과 정파의 이익을 떠나 국가 차원에서 생각하며 때가 되면 당의 의견을 수렴해 일을 추진하겠다고 지론을 되풀이했다. 4월에는 “합당 얘기하는 사람은 당을 떠나라”, 지난달에도 “합당은 없다”고 말했던 것을 돌이켜보면 이같은 발언이 ‘합당 가능성 시사’의 의미로 해석된 건 당연한 일.

그러나 김총리의 발언이 끝나자마자 이양희(李良熙)대변인은 기자들에게 “김총리와 자민련의 합당 불가 입장에는 변함이 없으니 합당을 기정사실화하는 기사를 쓰면 오보가 될 가능성이 크다”고 말했다.

20일 간부회의와 의원총회에서도 같은 상황이 벌어졌다. 박태준(朴泰俊)총재는 이날 “우리가 가야 할 길을 논의해 당론을 결정해야 할 절박한 때가 왔다”면서 합당문제를 공론화할 뜻을 밝혔다. 그러나 이대변인은 곧바로 ‘총재 발언을 둘러싼 오해에 대한 해명’이라는 보도자료를통해 “총재의발언은선거구제에 초점이 맞춰진 것으로 합당문제와는 관계가 없다”고 밝혔다.

이러다 보니 “누구 말을 믿어야 할지 모르겠다”는 원성이 당 안팎에 자자하다. 충청권의 K의원은 “합당설로 가뜩이나 지역구 여론이 나쁜데 ‘수뇌부 따로, 대변인 따로’이다 보니 당이 오락가락한다는 비난이 많다”고 불만을 토로했다.

〈송인수기자〉issong@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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