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회 국방委 초점]『침범을 왜 越線이라고 하는가』

  • 입력 1999년 6월 10일 23시 28분


10일 북한 경비정의 북방한계선 월선(越線)사태를 따지기 위해 열린 국회 국방위원회에서 한나라당 의원들은 군이 합참의 교전규칙을 어기고 무력하게 대응하고 있다는 논리로 정부를 추궁했다.

합참예규의 교전규칙에 따르면 적군이 북방한계선을 넘어왔을 때 우리 군이 경고사격을 하도록 돼 있으나 우리 군은 경비함만 증편했을 뿐 아무런 군사조치를 취하지 않고 있다는 게 한나라당 의원들의 주장이었다.

먼저 서청원(徐淸源) 허대범(許大梵)의원이 “연 4일 동안 7척의 북한경비정이 안방 넘나들듯이 북방한계선을 넘어온 것은 사상 처음 있는 일로 명백한 휴전협정과 남북기본합의서 위반”이라고 이번 사태의 성격을 규정했다. 이들은 이어 “국방부가 애매한 대북성명만 발표할 뿐 군사도발에 상응하는 조치를 취하지 않는 것은 대북 포용정책 때문”이라고 비난했다.

일부 여당의원들도 이에 동조했다. 자민련 이동복(李東馥)의원은 “북한은 처음부터 남북 비료회담을 갖지 않으려고 했으나 우리가 베이징(北京)에서 매달리다시피 하며 굴욕적으로 실무접촉을 했다”고 지적했다.

한나라당 김덕(金悳)의원은 “미묘한 도발사건이어서 정부의 대처가 힘든 점을 이해한다”고 동정론을 펴면서도 “이번 사건은 명백한 ‘침범’인데도 ‘월선’이라는 표현을 쓰는 이유가 뭐냐”고 따졌다.

반면 국민회의 의원들은 이번 사태가 민생에 끼칠 영향에 질의의 초점을 맞췄다. 권정달(權正達)의원은 “북한의 경비정이 내려오는 바람에 꽃게잡이 출어기를 맞은 우리 어민들의 피해가 심하다”며 대책마련을 촉구했다.

〈이원재기자〉wjlee@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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