金총리 黨신년인사회 취소…내각제논의 돌출 꺼린듯

  • 입력 1999년 1월 4일 19시 59분


김종필(金鍾泌)국무총리가 4일 오전 자민련 당사 명예총재실에서 갖기로 했던 신년인사회를 취소했다. 대신 자민련 당직자들과 오찬을 함께 했지만 정국 현안에 대해서는 입도 벙긋하지 않았다.

총리실은 이날 일정이 빡빡해 신년인사회를 취소했다고 밝혔지만 김총리의 오전 공식일정은 금융감독원 현판식 참석밖에 없었다. 진짜 이유는 무엇일까.

먼저 자민련 당내행사에 나가면 내각제 개헌 등 예민한 문제가 불거져 나올 것이 뻔해 연초부터 김대중(金大中)대통령과 의견이 다른 것처럼 비치는 것을 김총리가 원치 않았기 때문이라는 게 대체적 관측이다.

다음으로 지난해말에 돌출한 국회 정보위 529호실 사건으로 새해정국이 꽁꽁 얼어붙은 것과도 무관하지 않은 것 같다.

김총리는 새해 들어 하례객을 거의 만나지 않을 정도로 처신에 신중을 기하고 있다. 청와대 신년인사회 등 공식행사에 참석한 것을 빼면 당분간 떠들썩한 모임은 피할 예정이라는 게 측근들의 전언이다. 총리실 관계자는 “지금은 떠들 필요가 없다는 게 총리의 심경”이라고 전했다.

김총리는 최근 언론기관이 실시한 내각제 여론조사에서 결과가 ‘좋지 않게’ 나왔다는 보고를 받고도 침묵을 지켰다.

〈최영훈기자〉cyhoon@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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