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정일 주석 추대땐?]당분간 「정경분리」고수할듯

입력 1998-09-04 19:40수정 2009-09-25 02:5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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북한의 김정일(金正日)이 5일 주석으로 추대된다면 앞으로 전개될 김정일시대는 어떤 모습으로 우리에게 다가올까.

김정일의 주석추대는 북한이 김일성(金日成)사망 이후 계속됐던 과도기적 위기상황을 극복하고 정상적인 국가운영체제로 복귀함을 뜻한다.

김정일시대의 북한은 김일성시대와 크게 달라지지 않을 것으로 관측되고 있다.

북한은 최근 ‘강성(强盛)대국 건설’을 강조하고 있다. 노동신문 7월22일자 정론은 “사상의 강국을 만들고 군대를 혁명의 기둥으로 튼튼히 세우며 그 위력으로 경제건설의 비약을 일으키는 것이 주체적인 강성대국 건설방식”이라고 설명했다. 이는 곧 이른바 ‘군선경후(軍先經後)’에 입각한 기존노선을 유지하겠다는 다짐과 다름없다. ‘강성대국’은 개혁과 개방보다는 군사력과 사상의 강화를 의미하는 것으로 일각에서 기대하고 있는 중국 또는 베트남식의 자본주의적 실험마저도 당장은 서두르지 않겠다는 의미로 받아들여지고 있다. 대포동 미사일 시험발사도 ‘강성대국’의 의지를 과시하기 위한 것으로 보는 시각도 있다.

북한의 이런 노선은 남북관계에도 그대로 투영될 것으로 보인다. 단기간에는 관계진전을 기대하기 어렵다는 뜻이다. 북한은 새 정부 출범직후에는 남북관계 개선에 다소 신축적인 태도를 보였지만 4월 베이징(北京)비료회담이 결렬된 뒤부터는 다시 한국정부를 맹렬히 비난하고 있다. 잠수정과 무장간첩까지 침투시켰다.

따라서 금강산 관광 등 경제적으로 이익이 되는 민간차원의 경협에는 적극성을 보일지 모르나 남북 정부간 대화에는 당분간 나서지 않을 가능성이 높다. 우리와는 다른 의미에서 ‘정경분리 원칙’을 고수할 것이라는 얘기다.

전문가들은 “김정일이 김일성과 차별화되는 비전을 북한주민들에게 제시해야 할 필요가 있기 때문에 그런 필요성을 충족시키는 선에서 제한된 경협과 교류를 추구할 것”이라고 전망했다.

정부는 김정일 주석추대를 계기로 94년 김일성의 돌연한 사망으로 무산됐던 남북정상회담이 다시 추진되기를 기대하고 있으나 이 역시 같은 이유로 당장 성사될 전망은 그리 밝지 않다는 것이 보편적인 시각이다.

〈한기흥기자〉eligius@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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