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당풍쇄신 밑그림?]상처입은 與, 「개혁」불댕기나?

  • 입력 1998년 7월 23일 19시 55분


‘7·21’재보궐선거의 부진으로 ‘상처’를 입은 국민회의내에 당풍쇄신을 요구하는 목소리가 높게 일고 있다. 정균환(鄭均桓)사무총장은 23일 당풍쇄신을 위한 원외지구당위원장의 대폭적인 물갈이와 개혁적 인사의 수혈 방침을 공식적으로 언급했다. 또 ‘대행체제’에서 ‘대표체제’로의 전환, 당직개편 등 어떤 식으로든 당을 활성화시킬 수 있는 ‘자극제’가 필요하다는 공감대가 형성되고 있다.

우선 당풍쇄신을 위한 몇가지의 그림이 그려지고 있다. 가시적으로 드러나고 있는 움직임이 원외지구당 위원장 ‘물갈이’. 현실적으로는 김대중(金大中)정부의 중간평가 성격을 내포하고 있는 16대 총선의 사전대비 차원이지만 내용면에서는 개혁의 도도한 흐름을 주도할 ‘개혁세력의 수혈’로 볼 수 있다.

국민회의는 조직국을 중심으로 내달초 약 2주간에 걸쳐 1백36개 원외지구당에 대한 대대적인 당무감사에 착수한다. 원외지구당의 대부분은 영남과 강원 충청지역 등 당의 취약지구에 몰려있다. 이중 상당수 원외지구당은 한달에 1백50만원씩 중앙당에서 내려보내는 지구당운영비로 겨우 ‘생계’를 유지하고 있다.

당무감사의 강도는 야당시절 선거를 앞두고 이뤄졌던 ‘수박 겉핥기식’이 아니다. 당 사무처의 한 관계자는 “지금까지와는 달리 유례가 없을 정도로 강도높은 감사가 진행될 것”이라고 예고했다. 국민회의는 당무감사가 끝나는 중순이후부터 조직강화특위를 가동해 30개 사고지구당을 포함한 50% 가량의 원외위원장들을 교체할 방침인 것으로 알려지고 있다.

당 지도부는 교체된 원외지구당위원장 자리엔 한나라당 등에서 영입한 야당출신 현역의원을 우선적으로 조직책에 임명하되 나머지 지구당에는 젊고 개혁적 성향을 가진 신진인사들을 대거 포진시킬 계획인 것으로 알려졌다. 하지만 야당시절부터 함께 고생해온 원외지구당위원장 교체작업은 만만치 않은 반발을 불러일으킬 것으로 보인다.

원외위원장 교체와 함께 당 체제개편 논의도 조심스럽게 부상하고 있다. 선거전부터 유지돼온 ‘대행체제’를 ‘대표체제’로 전환하자는 것이다. 당이 책임을 가지고 개혁의 선봉에 서기위해서는 당의 구심점을 강화해야 한다는 논리다. 이것도 여의치 않다면 개혁적 성향의 인사들로 당직을 개편해 호흡을 새롭게 가다듬어야 한다는 의견도 제시되고 있다. 이와 함께 11명의 부총재, 19명의 지도위원, 1백29명의 당무위원 등 옥상옥(屋上屋)구조의 중층적 당조직도 과감히 단선화시켜야 한다는 목소리도 나오고 있다.

〈윤영찬기자〉yyc11@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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