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나라당 8·31 총재경선]계파 『勢확산』 분주

  • 입력 1998년 6월 25일 19시 47분


‘8·31’전당대회에서의 당권장악을 겨냥, 한나라당내 각 계파간의 물밑 세 확산 작업과 합종연횡이 본격화했다.

한나라당의 당권경쟁양상을 복잡하게 만드는 요인은 조순(趙淳)총재―이한동(李漢東)부총재 등 당권파와 이회창(李會昌)명예총재―김윤환(金潤煥)부총재 등 비당권파 중 어느 쪽도 대의원과반수 확보가 어렵다는 점이다.

이 때문에 양측은 중도적 입장에 있는 이기택(李基澤) 김덕룡(金德龍)부총재진영을 끌어들이기 위해 치열한 줄다리기를 벌이고 있다.

현재 당내 분위기는 ‘대안부재론’에 힘입어 이명예총재가 상대적으로 유리한 고지에 올라서 있다는 것이 대체적 평가다. 이명예총재는 수도권 초 재선의원 및 PK(부산 경남)지역 의원들에 대해 “당의 개혁성을 살리고 DJ(김대중·金大中대통령)에 대항할 간판을 내세우기 위해서는 대안이 없다”는 논리를 내세워 접근, 상당한 지지를 얻고 있다.

다만 이명예총재의 종로 보선 불출마선언으로 ‘7·21’재 보궐선거 후 당내의 반발기류가 거세질 것이라는 점이 큰 부담이다. 여기에다 김윤환부총재측과 연대원칙에는 합의했지만 김부총재측이 “이번에는 이명예총재가 우리를 도와줘야 한다”며 강한 의욕을 보이고 있는 점도 걸림돌이다.

이와 함께 이명예총재측은 이기택부총재나 서청원(徐淸源)사무총장 등을 끌어들이려 하고 있으나 이들은 김윤환부총재에 대한 거부감을 감추지 않고 있다.

이에 맞서는 당권파측은 일단 이부총재를 대표주자로 하는데 양해가 이루어져가는 듯한 분위기. 이부총재는 최근 조총재와 경선문제에 관해 대화를 갖고 ‘역할분담’에 잠정합의했다는 후문이다. 이부총재는 이기택부총재 등과 연쇄접촉, 연대고리 확장에 온 힘을 쏟고 있다.

김덕룡부총재측도 경선출마를 전제로 서울 여의도 ‘국가경영연구회’ 사무실에 캠프를 설치, 지역책임자까지 내정하는 등 본격출진 채비에 나섰다. 김부총재는 사전정지작업으로 23일 국가경영연구회 소속의원 20여명과 세미나를 가졌다.

이기택부총재도 30일 전현직의원 지구당위원장 등 ‘민주동우회’ 소속의원 4백여명이 참석하는 세미나를 갖고 계파결속을 다질 예정이다. 이명예총재와 김윤환부총재도 각각 여의도 부국빌딩과 한서빌딩에 캠프를 설치, 대의원 확보작업에 나섰다.

그러나 최근 서청원사무총장과 강삼재(姜三載) 강재섭(姜在涉)의원 등 중견의원들이 독자행보에 나설 움직임을 보이고 있어 이들의 연대 여하에 따라 경선구도에 난기류가 빚어질 가능성도 적지 않다.

〈이동관기자〉dklee@donga.com

  • 좋아요
    0
  • 슬퍼요
    0
  • 화나요
    0
  • 추천해요

지금 뜨는 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