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방선거 두달 앞]2與 수도권공천 갈등

  • 입력 1998년 4월 5일 20시 32분


최기선(崔箕善)인천시장의 한나라당 탈당으로 국민회의와 자민련의 6월 지방선거 수도권 공천갈등이 심화할 조짐이다.

국민회의는 그동안 서울 경기는 국민회의, 인천 강원은 자민련에서 공천한다는 생각이었다. 이에 따라 경기지사 후보로 임창열(林昌烈)전경제부총리를 일찌감치 내정한 상태였다.

그러나 최시장의 탈당 후 인천까지 국민회의에서 차지하자는 목소리가 내부에서 불거졌다. 최시장만한 후보가 없으며 인천은 당연히 그동안 최시장 영입 교섭을 해온 국민회의 몫이라는 주장이다.

물론 자민련은 펄쩍 뛴다. 전국 인구의 절반에 해당하는 서울 경기를 국민회의가 다 갖는 것도 받아들일 수 없는데 인천까지 챙긴다는 게 말이 되느냐는 것이다. 변웅전(邊雄田)대변인은 “안그래도 호남 편중 인사 시비가 많은데 국민회의가 수도권을 다 먹으면 비호남의 반발을 어떻게 막겠느냐”며 흥분했다.

3일 부총재단 및 당3역 연석회의에서는 일부 부총재들이 “국민회의가 수도권을 다 먹는다는데 우리는 도대체 뭐하는 거냐”고 따지기도 했다. 결국 논란 끝에 양당 공천심사팀을 구성하고 공동정권운영협의회를 조속히 만들며 서울 인천은 국민회의, 경기(김용채·金鎔采부총재) 강원(한호선·韓灝鮮전의원)은 자민련이 공천해야 한다는 입장을 확인했다.

같은 날 문희상(文喜相)청와대정무수석은 자민련 당직자들과 오찬을 함께 하면서 묘한 얘기를 했다. 최시장의 탈당이 김종필(金鍾泌)국무총리서리의 ‘작품’이라는 것. 시도지사 회의 때 김총리서리가 최시장과 오랜 시간 귀엣말을 나누었다는 얘기도 덧붙였다.

이 때문에 자민련에선 ‘김총리서리가 최시장을 자민련 후보로 공천하면서 경기를 국민회의에 넘겨주는 것 아니냐’는 소문이 돌았다. 또 일부에서는 ‘국민회의가 이런 구도를 만들려고 김총리서리 관련설을 흘렸다’는 의혹도 제기됐다.

국민회의 역시 최시장 영입에 반발 기류가 없지 않다. 인천 지역 의원들이 이미 지용택(池龍澤)씨를 시장 후보로 추대했기 때문.

결국 최시장의 거취에 따라 국민회의와 자민련의 수도권 공천 향방이 결정될 전망이다.

〈송인수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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