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나라 「순수집단지도체제」 가닥…계파별 최고위원 구성

  • 입력 1998년 3월 11일 20시 11분


한나라당의 지도체제 개편방향이 ‘순수집단지도체제’쪽으로 큰 물길을 잡아가고 있다. 내용은 최고위원제를 도입, 당내 각 계파 실세들이 최고위원으로 지도부를 구성하고 최고위원들의 호선(互選)으로 대표최고위원을 뽑아 대외적으로 당을 대표하게 한다는 것이다.

지난 대선 당시 신한국당 이회창(李會昌)총재와 민주당 조순(趙淳)총재의 이른바 ‘이―조연대’에 따라 2년간 당권을 약속받은 조총재가 있긴 하지만 대선이 패배로 끝난 지금 ‘조순 한나라당’은 ‘가건물’에 불과하다.

이에 따라 10일로 예정했던 전당대회를 한달 뒤로 연기한 한나라당은 늦어도 이달말까지 새 지도체제의 골격을 결정한다는 방침에 따라 서청원(徐淸源)사무총장이 최근 고문단 및 중진들과 연쇄접촉을 갖고 의견을 수렴중에 있다.

당헌당규소위가 5일 △순수집단지도체제 △단일성 집단지도체제의 두가지 시안(試案)을 내놓긴 했지만 지도체제문제는 어차피 당의 ‘주주(株主)’들이 결정할 수밖에 없는 문제다.

서총장의 의견수렴작업 결과 이한동(李漢東)대표 이기택(李基澤)고문 김덕룡(金德龍)의원, 그리고 신상우(辛相佑)의원이 ‘대표간사’를 맡고 있는 민주계는 대체로 순수집단지도체제를 선호하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다만 조총재를 ‘형식상의 대표’로, 이명예총재를 명예대표최고위원으로 추대해 당무에 관여할 수 있도록 하는 다소 변형된 형태의 순수집단지도체제도 함께 거론되고 있다.

이대표측도 이같은 ‘조순대표+순수집단지도체제’를 전제로 5,6명의 최고위원들이 지도부를 형성하는 방안을 검토중이다. 이대표의 한 측근은 “당의 분열을 막기 위해서는 그런 방식으로 갈 수밖에 없다”고 말했다.

그러나 김윤환(金潤煥)고문만은 아직도 경선을 통해 총재를 뽑고 총재가 부총재를 지명하는 단일지도체제를 고수하고 있다. 당의 분열을 막기 위해서는 오히려 강력한 단일지도체제로 가야 한다는 전제 위에 이명예총재와 총재후보단일화까지 시도중이라는 후문이다.

〈김창혁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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