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대중 15대대통령 취임…화합 재도약위한 고통분담 호소

  • 입력 1998년 2월 25일 20시 02분


정부수립 50년만에 처음 여야간 정권 교체를 이룬 김대중 (金大中) 제15대 대통령 시대가 25일 개막됐다.

김대통령은 이날 오전10시 국회의사당 광장에서 열린 대통령 취임식에서 화합과 재도약을 위한 ‘국민의 정부’ 출범을 선언하고 “국민과 고통도, 보람도 같이 나누고 기쁨도 함께하며 땀도 같이 흘리고 열매도 함께 거두겠다”고 강조했다.

김대통령은 “올해 우리 모두는 땀과 눈물을 요구받고 있다”고 고통분담을 호소하면서 “우리 경제는 오늘의 난국을 반드시 극복, 내년 후반부터는 새로운 활로를 개척해 나갈 수 있다고 확신한다”는 희망의 메시지도 함께 전했다.

김대통령은 또 “바르게 산 사람이 성공하고 정의가 최고의 가치로 존중되는 건강한 사회를 위한 정신 혁명이 필요하다”며 “소외된 사람의 눈물을 닦아주는 대통령이 되겠다”고 다짐했다.

그는 현 위기 극복을 위해서는 총체적 개혁이 필요하며 국정의 투명성 보장과 부정부패 근절을 위한 정치개혁이 선행돼야 한다고 강조하고 나라 파탄의 책임은 장래를 위해서도 국민앞에 분명히 밝혀져야 한다고 말했다.

김대통령은 남북문제와 관련, “남북간에 교류협력이 이뤄질 경우 북한이 미국 일본 등 우리의 우방국가나 국제기구와 교류협력을 추진해도 지원할 용의가 있다”며 냉전적 남북관계의 청산을 역설했다.

김대통령은 남북기본합의서의 이행을 위한 특사 교환을 북한에 제의하고 “북한이 원한다면 정상회담에도 응할 용의가 있다”고 밝혔다. 특히 “하루 빨리 남북의 이산가족들이 만나고 서로 소식을 전할 수 있도록 할 것을 북한당국에 간곡히 호소한다”고 말했다.

김대통령은 이어 “자주적 안보태세를 강화하는 동시에 한미안보체제를 더욱 굳건히 다지는 등 집단안보를 결코 소홀히 하지 않겠다”며 ‘자주적 집단안보’를 주장했다.

한편 김대통령은 야당에 대해서도 “국회 다수당의 협력 없이는 오늘의 난국을 극복할 수 없다”며 “올 한해는 나를 위해서가 아니라 온 국민과 나라를 위해 도와달라”고 호소했다. 그는 “오늘의 난국을 초래한 데에는 야당의 책임도 있다”고 덧붙였다.

김대통령은 또 어떠한 정치보복도 하지 않겠으며 ‘무슨 지역 정권’이니 ‘무슨 도(道) 차별’이니 하는 말이 없도록 하겠다고 선언했다.

이밖에 김대통령은 △대기업과 이미 합의한 기업의 투명성 확립 등 5개항의 이행 관철 △물가안정 △대학입시제도의 획기적 개혁 등을 약속하고 “우리 다같이 손잡고 힘차게 나아가 국난을 극복하고 재도약을 이룩하자”며 취임사를 마쳤다.

취임식에는 김영삼(金泳三) 노태우(盧泰愚)전두환(全斗煥) 최규하(崔圭夏)전대통령과 3부요인 외국경축사절 등 각계 인사 4만5천여명이 참석했다.

〈임채청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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