총리인준 잡음에 헷갈리는 ＪＰ「입」…당직자들 갸우뚱

자민련 김종필(金鍾泌·JP)명예총재는 요즘도 국무총리 인준을 둘러싼 ‘소란’을 화제로 꺼내면 “언제 내 입으로 총리하겠다는 말을 한 적이 있느냐”고 퉁명스럽게 대꾸한다. 이런 JP의 얘기를 들으면 그만 ‘맥이 풀려버린다’는 것이 당직자들의 설명이다. 그래서 당직자들은 간혹 JP에게 불만을 터뜨리며 “이 문제는 총재님 혼자 결정할 일이 아니다. 이제 분명하게 얘기할 때도 되지 않았느냐”고 말하지만 JP는 이내 입을 닫아버린다고 한다. 물론 평소 JP의 어법을 생각하면 ‘내가 언제 총리한다고 했느냐’는 말을 총리직을 고사할 가능성이 있는 것으로 확대해석하는 것은 무리다. 따라서 대다수 당직자들은 “JP가 총리직을 고사할 가능성은 0%”라며 “JP가 지난 대선에서 김대중(金大中)차기대통령과 함께 국민에 의해 총리로 선택받은 것은 부동(不動)의 사실”이라고 못박는다. JP가 분명한 언급을 피하는 것은 이 문제를 두고 한나라당이 왈가왈부하는 데 따른 불쾌감의 표시일 뿐이라는 것이다. 하지만 당내에는 이런 JP의 계속되는 언급에 대해 고개를 갸우뚱하는 시각도 없지 않다. 과거에도 분란(紛亂)의 한복판에 서는 것을 싫어하고 가급적 우회(迂廻)하는 길을 선택했던 JP의 스타일로 미뤄 볼 때 JP가 총리직을 내던질 가능성도 남아 있다는 해석이다. 이 때문에 당내 일각에서는 한나라당이 JP총리 인준거부를 당론으로 결정하고 총리인준이 쉽지 않은 상황이 온다면 JP가 총리직을 고사할 가능성도 있다는 관측을 하고 있다. 이와 관련, 한 당직자는 “인사청문회 문제는 일단락됐지만 만약 JP가 청문회에 서게 되는 상황이 왔다면 JP는 총리직이고 뭐고 훌훌 털어버렸을 것”이라고 말하기도 했다.어쨌든 앞으로 총리인준까지 며칠 동안은 JP에게 무척 고통스러운 시간이 될 것 같다. 〈이철희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