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부조직 직제안 해설]『용 그리려다 도마뱀 그린꼴』

  • 입력 1998년 2월 18일 21시 10분


정부조직개편심의위원회가 18일 발표한 정부조직 직제안과 인원정비안은 나름대로 애쓴 흔적이 엿보였으나 ‘용을 그리려다 도마뱀을 그린 것이 아니냐’는 평가도 만만치 않았다. 우선 대외 통상교섭과 식품안전 국민의 권리구제 등 국가경쟁력과 국민의 삶의 질을 향상하는 분야의 기구와 인력을 보강한 점은 평가할만하다. 또 행정의 생산성과 효율성을 높이기 위해 ‘책임경영 행정기관제도’를 도입키로 한 것도 새로운 시도라 볼 수 있다. 그러나 정부조직개편안이 국회통과과정에서 중앙인사위원회와 기획예산처가 없어지거나 기능이 분리되고 일부 부처가 회생함으로써 직제안 마련과정에서 적지 않은 진통을 겪었다. 기능을 대폭 축소하려던 재정경제부에 오히려 예산청이 신설되고 중앙인사위의 기능은 예전처럼 통합신설되는 행정자치부에 편입됐다. 또 해양수산부가 존치되고 1급으로 하려던 일부 외청장의 직급이 다시 차관급으로 격상하면서 직급하향 및 정원감축에 부정적인 영향을 미쳤다. 또 법무부와 검찰 등 각급기관의 로비에 의해 직급과 기구조정이 무산되거나 제대로 이뤄지지 않은 점은 아쉬운 대목으로 볼 수 있다. 이와 함께 3년간 1만7천명을 감축하는 인원조정안은 공무원들에게 ‘대학살’로 비치며 위기감을 주고 있으나 정개위측은 인원감축이 공직사회에 미칠 영향이 심각한 정도는 아니라고 강조하고 있다. 공무원 감축이 △정년 1년 단축 △정년연장 불허 △정년연장 철회 △직권면직 등으로 이뤄지는데다 매년 자연감소분으로 3%정도 공무원이 줄어드는 점을 감안하면 1만명정도는 자연 해소할 수 있다는 것이 정개위 관계자들의 설명이다. 〈양기대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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