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188회 임시국회 폐회 직전인 16일 여야는 마지막 쟁점인 기획예산처 소관문제를 놓고 온종일 줄다리기를 벌이다 17일 새벽 가까스로 대타협을 이뤄냈다.
○…김수한(金守漢)국회의장은 이날 오후7시23분 의장실에서 여야총무와정책위의장이참석한 가운데 “오후3시경부터 절충을 벌인 끝에 대타협을 이뤄냈다”며 3개항의 합의문을 발표했다.
김의장은 최대 난제였던 기획예산처 문제를 푼데 대해 “한나라당의 제의를 국민회의와 자민련 양당이 수렴했다”고 설명했다.
협상의 돌파구는 한나라당 조순(趙淳)총재가 이날 오후 긴급기자회견을 통해 기획예산처를 기획처와 예산실로 분리하자는 제안을 하고 국민회의와 자민련이 이를 수용하면서 열렸다.
○…한나라당 이상득(李相得)총무는 국민회의 박상천(朴相千)총무가 내놓은 재수정안이 자신들의 절충안을 대체로 수용한 것으로 판단, 일단 협상을 중단한 뒤 총무단회의를 긴급 소집, 수용여부를 논의했으나 진통이 계속됐다.
회의에서 상당수 부총무들은 “예산편성지침을 청와대가 가져가면 지침을 짜기에 따라서는 사실상의 예산편성권을 행사할 수 있다”고 강력히 반발했고 한나라당 김재천(金在千)부총무는 “국민회의 박상천의 잔꾀에 놀아나고 있다”며 회의장을 뛰쳐나가려고 하는 소동이 벌어지기도 했다.
○…여야는 이날 오전 6인협의회를 갖기로 했으나 한나라당이 불참을 통보, 오후3시20분경에야 첫 대좌를 가졌다.
한나라당 이총무는 이날 오전 국회 운영위원장실에서 기자회견을 자청, 박권상(朴權相)정개위원장이 15일 기획예산처를 대통령으로부터 분리하려는 한나라당 방침을 비판한데 대해 “도대체 무슨 자격으로 국회에서 심의중인 안건에 대해 왈가왈부하면서 영향을 미치려 하느냐”고 노골적인 불쾌감을 토로했다.
○…국회 행정위 심의과정에서 당초 1급청으로 신설할 예정이던 식품의약품안전청은 조달청 농촌진흥청 등 4개 청이 1급에서 차관급으로 올라가자 덩달아 격상됐다.
이때문에 행정위 소위에서는 자민련 이양희(李良熙)의원이 “여야 총무들이 합의했다는 사실을 확인하기 전에는 받아들일 수 없다”고 버텨 국민회의 신기남(辛基南)의원이 박총무에게 전화해 확인 작업을 벌이는 등 부산을 떨기도 했다.
한편 국회 행정위 회의실 주변은 50여명의 공무원들이 몰려들어 정부조직법개정안에 소속 부처의 이해를 반영하느라 북새통을 이뤘다.
〈송인수·김정훈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