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나라당 『일단은 조순총재 체제로 가자』

  • 입력 1998년 1월 22일 19시 46분


한나라당이 거대야당으로서의 제 역할을 못하는 이유는 한마디로 당에 구심점이 없기 때문이다. 이때문에 당내에서는 “당의 구심점이 될 총재직 문제를 해결하는 것이 모든 문제 해결의 출발”이라는 주장이 설득력을 얻고 있다. 현 조순(趙淳)총재가 ‘대선용 영입 총재’라는 것은 주지(周知)의 사실. 그러나 조총재의 임기를 2년간 보장한 신한국당과 민주당의 합의를 깰 만한 명분도 마땅치 않다. 당내 분위기는 ‘총재직 완전 경선’에서 ‘조순총재 한시 인정’으로 흐르는 느낌이다. 21일 의원총회에서 이신범(李信範)의원은 초선의원 37명을 대상으로 실시한 여론조사 결과를 들며 “총재직은 조총재에 대한 신임투표로 하고, 나머지 최고위원(혹은 부총재)만 경선하자는 게 다수 의견”이라고 말했다. 이회창(李會昌)명예총재는 물론이고 이한동(李漢東)대표 김윤환(金潤煥)고문 김덕룡(金德龍)의원 이기택(李基澤)전민주당총재 등 당의 실세들도 ‘총재경선 출마선언〓합의 파기’라는 사실에 부담을 느끼고 있다. 조총재 자신도 총재직에 강한 미련을 보이고 있다. 그럼에도 조총재가 ‘2년 임기’를 다 채울 것으로 보는 한나라당 관계자는 많지 않다. 5월 지방선거가 끝나면 선거책임론이 다시 나올 것이 확실한 만큼 조총재의 ‘생존’이 쉽지 않을 것이란 분석이다. 아무튼 총재 문제부터 일이 꼬이자 지도체제 마련→조직책 선정→지방선거 준비 등의 일정이 순연되는 느낌이다. 당내에서는 벌써 지방선거 연기론이 공감대를 얻어가고 있다. 그러나 이는 대선 승리의 열기를 지방선거까지 몰아가겠다는 여권의 전략과 상반된다. 이래저래 시간은 촉박하고, 그만큼 한나라당의 초조감은 깊어만 간다. 〈박제균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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