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金당선자 人選스타일]『게으른 사람 빼고…』

  • 입력 1997년 12월 20일 20시 03분


이시윤(李時潤)전 감사원장의 임기만료로 대행체제중인 신임 감사원장 인사에 대해 김대중(金大中)대통령당선자가 어떤 입장을 취할지가 관심거리다. 물론 국민회의측은 『아직 대통령에 취임하지 않았기 때문에 김당선자가 현정부의 인사에 개입하지 않을 것』이라고 말하고 있다. 그러나 신임 감사원장은 임기(4년)의 대부분을 새 정부에서 채우게 돼있고 감사원이 대통령 직속기구라는 점에서 김당선자가 어떤 식으로든 영향력을 행사할 가능성이 높다는 관측이 많다. 특히 관가(官街)에서는 신임 감사원장 인사로 김당선자의 인사스타일을 가늠해 볼 수 있지 않겠느냐며 촉각을 곤두세우고 있다. 김당선자의 인사스타일 중 가장 큰 특징은 게으른 사람을 싫어한다는 것이다. 능력은 좀 떨어지더라도 주어진 일을 성실하게 수행하는 사람을 높게 평가한다. 김당선자의 주변 인사중에는 바둑이나 골프에 빠져 본업을 소홀히 하다 호되게 질책을 받은 경우가 많다. 심지어 지난해 15대 총선때는 평소 바둑에 푹 빠져 의정활동을 소홀히 했던 모 의원을 공천에서 탈락시키기도 했다. 김당선자의 그런 스타일은 새 정부의 주요공직 인사에서도 중요기준이 될 것으로 예상된다. 김당선자가 새 사람을 선호하는 것도 큰 특징중의 하나다. 특히 생소한 분야에서 일가견을 이룬 사람을 발견하면 경외감까지 나타내곤 한다. 계기가 있을 때마다 기존의 인물을 배제하고 대거 새 사람을 끌어들이는 「물갈이」를 하는 것도 그런 성향과 무관하지 않다. 호남출신의 가신그룹이나 당료출신이 항상 불이익을 받아온 것도 그 때문이다. 또다른 그의 인사스타일은 어느 한 쪽에 절대적인 힘을 실어주지 않고 철저하게 권한분산원칙을 지킨다는 점이다. 가신그룹과도 한꺼번에 만나거나 보고를 받는 일이 드물며 철저하게 1대1로 관계를 맺는다. 이 때문에 일처리과정에서 혼선이 빚어지는 일도 없지 않다. 〈김정훈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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