동아일보와 한국정치연구소가 공동으로 실시한 15대 대통령선거 관련 설문조사에서 국내 정치학자들은 이번 대선을 정책대결로 이끌겠다는 각 후보의 공언과는 달리 정책대결 부재가 심각하다는 시각을 나타냈다.
▼대통령의 덕목〓정치학자들은 차기 대통령이 갖춰야 할 덕목을 △비전 제시 43% △도덕성 29% △경륜 11.5% △추진력 11% △포용력 5.5% 등의 순으로 꼽았다. 이는 15대 대통령이 21세기를 맞는 전환기의 지도자임을 염두에 둔 것으로 풀이된다.
각각의 덕목을 3당 후보가 어느 정도 갖추고 있느냐와 관련, 「비전 제시」와 「추진력」에서는 후보 3명에게 모두 긍정적인 평가를 내렸으나 「도덕성」에 대해서는 3당 후보 모두에게 부정적인 평가를 내렸다.
이와 함께 유권자들이 우선적으로 고려해야 할 요소로 △「인물」 44.5% △「정책」 44% △「정당」 10% △「연고」 1.5% 순으로 응답, 정당보다는 인물과 정책을 우선으로 꼽았다.
▼선거과정〓이번 선거에서 나타나고 있는 정책대결의 부재에 대해 △「아주 심각하다」 57.4% △「약간 심각하다」 29.9%로 나타나 조사 대상자의 87.3%가 정책대결이 이루어지지 않고 있다고 지적했다.
흑색선전에 대해서도 △「아주 심각하다」 65.8% △「약간 심각하다」 27.6% △「별로 심각하지 않다」 6.5%로 응답해 이 부분도 과거와 크게 달라지지 않았다는 반응을 보였다.
지역감정 또한 △「아주 심각하다」 48.2% △「약간 심각하다」 38.7%로 전혀 개선되지 않고 있는 것으로 봤다.
반면 금권개입은 △「아주 심각하다」 5.1% △「약간 심각하다」 28.1% △「별로 심각하지 않다」 62.8% △「전혀 심각하지 않다」 4.1%로 큰 문제가 없는 것으로 나타났다.
관권개입도 △「아주 심각하다」 5.1% △「약간 심각하다」 11.7% △「별로 심각하지 않다」 65.0% △「전혀 심각하지 않다」 18.3%로 과거보다 개선된 것으로 응답했다.
▼김영삼(金泳三)대통령의 역할〓김대통령의 공정성에 대해 △「아주 공정」 5.1% △「약간 공정」 51.3% △「약간 불공정」 36.0% △「전혀 불공정」 7.6%로 비교적 공정하다는 반응을 보였다.
대통령 탈당에 대해서는 △「책임정당정치 실종」이 40%로 나타났으며 △「지도자 책임결여」 23.6% 등으로 나타났고 「선거 공정관리」에 도움이 된다는 반응은 10.3%에 불과했다.
▼TV토론〓TV 합동토론을 실시하는 이번 선거에서 「TV토론의 의존도」에 대해 △「너무 심하다」 41.5% △「적당하다」 37% △「좀 더 의존해야 한다」 17.5% △「훨씬 더 의존해야 한다」 4%로 나타났다.
TV토론에 의존할 때의 부정적 측면에 대해서는 「후보의 이미지 왜곡」이 38.4%로 가장 높았고 △「주관언론사 입김」 26.8% △「참모나 소속정당 무시」 23.7% △「정책대결 약화」 11.1% 순으로 지적됐다.
▼현 정국 인식〓김영삼정권 난맥상의 원인으로 압도적인 77%가 「대통령의 국정수행 능력부족」을 꼽았다.
그러나 응답자들은 현 정권의 주요 업적으로 평가받는 「역사바로세우기」와 「금융실명제」에 대해서는 긍정적인 반응을 보였다.
금융실명제에 대해 보완 및 수정 등 세부적인 논의는 접어두고 지속과 중단 여부를 묻는 질문에 대해 많은 응답자들은 지속해야 한다는 의견을 보였다.
「금융실명제 지속」은 △「아주 중요」 36.9% △「약간 중요」 43.4로, 「금융실명제 중단」은 △「아주 중요」 6.2% △「약간 중요」 14.4%로 나타났다.
「역사바로세우기를 지속해야 한다」에 대해서는 △「아주 중요」 26.9% △「약간 중요」 29.9% △「별로 중요하지 않다」 27.9%로, 「역사바로세우기를 중단해야 한다」는 △「별로 중요하지 않다」 49.7% △「전혀 중요하지 않다」 36.3%로 나타났다.
정치학자들은 특히 「일인지배구조 타파」가 중요하다는 지적을 많이 하고 동시에 「대통령제 유지」 역시 중요하다는 반응도 보였다. 「일인지배구조 타파」에 3당 후보가 얼마나 공헌할 것인가에 대해서는 모두 크게 공헌하지 못할 것이라고 응답했다.
〈김경달·금동근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