입다문 신한국 비주류… 「합당案」 1분만에 『통과』

  • 입력 1997년 11월 11일 19시 30분


11일 오전에 열린 신한국당의 마지막 당무회의는 「예상과는 달리」 조용히 끝났다. 민주당과의 합당추인을 위해 열린 이날 당무회의를 앞두고 당내에서는 팽팽한 긴장감이 감돌았다. 김영삼(金泳三)대통령의 탈당, 이회창(李會昌)총재의 김대통령 비판, 「03 마스코트 난타사건」 등 주류측과 비주류측이 충돌을 일으킬만한 사안들이 즐비했기 때문이다. 그러나 이날 회의에 김덕룡(金德龍)공동선대위원장을 비롯해 신상우(辛相佑) 서청원(徐淸源) 강삼재(姜三載) 김동욱(金東旭)의원 등 비주류 민주계 중진들은 대부분 불참했다. 박관용(朴寬用) 김정수(金正秀)의원은 회의에는 참석했으나 시종 침묵을 지켰다. 회의 불참자들은 한결같이 『「03 마스코트 사건」의 매듭이 지어지지 않은 상태에서 움직일 수 없다』고 불참이유를 밝혔다. 그러나 이들은 당내 잔류투쟁 쪽으로 방향을 잡은 이상, 사사건건 트집만 잡는 「불평분자」로 비치는 데 대해 부담을 느꼈던 듯하다. 특히 비주류측의 침묵과 이자헌(李慈憲) 곽정출(郭正出) 이치호(李致浩) 김영광(金永光)위원 등 이날 신임 당무위원으로 선임된 민정계 중진들의 모습은 묘한 대조를 이뤘다. 이날 합당안은 김영일(金榮馹)기조위원장의 제안설명에 이어 1분만에 원안대로 통과됐다. 곧이어 열린 비공개토론에서도 『당이 단합해 대선에서 승리할 수 있도록 일치단결하자』는 목소리가 주류를 이뤘다고 이사철(李思哲)대변인이 전했다. 결국 이날 회의는 55분만에 일사천리식의 「주류측 잔치」로 싱겁게 막을 내려 민주계 비주류측의 입지가 갈수록 좁아지는 현실을 여실히 보여주었다. 〈정연욱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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