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與내분 이모저모]주류-李총재 『더이상 좌시않겠다』

  • 입력 1997년 10월 25일 21시 30분


신한국당의 박범진(朴範珍)의원이 25일 이회창(李會昌)총재의 부도덕성 문제를 제기하자 이총재 지지파와 반대파간의 대립양상이 더욱 격화되는 분위기다. ○…이총재는 이날 낮과 저녁 당소속 국회 농림해양수산 환경노동 통상산업 통신과학기술위원들과 잇따라 간담회를 갖고 김영삼(金泳三·YS)대통령의 탈당을 요구한 배경을 설명하고 지지를 당부했다. 이총재측은 이날 또 박의원의 폭로에 따른 대책수립을 위해 긴급 특보단회의를 소집, 『더 이상 좌시하지 않겠다』고 결론을 내리고 청와대와 당내 반대파를 향해 전면전을 선포했다. 반면 「반(反) 이총재」 세력은 김덕룡(金德龍) 신상우(辛相佑) 서석재(徐錫宰)의원 등 민주계 중진들을 중심으로 「이회창 무망론(無望論)」 확산에 주력하면서 내주초부터 본격적으로 맞대응을 할 태세다. ○…양측은 이날 낮 서울 여의도 63빌딩의 한 음식점에서 이한동(李漢東)대표와 김중위(金重緯)시지부장 서청원(徐淸源) 서상목(徐相穆) 박범진(朴範珍) 박명환(朴明煥) 홍준표(洪準杓) 이우재(李佑宰) 이재오(李在五) 유용태(劉容泰) 김학원(金學元)의원 등 15명이 참석한 서울출신 의원들의 오찬모임에서 첫 격돌을 벌였다. 이재오 유용태의원 등은 모임이 시작되기 전부터 『24일 김대중(金大中)국민회의총재를 공격할 때 주류측은 아무도 안보이고 비주류만 의석을 지켰다』며 시비를 걸었다. 이어 『서로 허심탄회하게 얘기를 나눠보자』는 이대표의 인사가 끝나자마자 유용태의원은 『최근 모든 중요한 결정이 이총재 주변의 일부 인사들에 의해 결정, 발표되는 것은 바람직하지 않다』고 이총재측을 비난했다. 홍준표의원은 박범진의원을 겨냥, 『직무상 취득한 비밀은 무덤속까지 안고 가야하는 것 아니냐』고 비난한 뒤 『그동안 이총재를 끌어내려놓은 사람들이 제대로 한번 해보지도 않고 이렇게 해도 되느냐』며 퇴장했다. 서청원의원은 『이총재가 비자금폭로를 직접 지시한 것으로 밝혀진 마당에 앞으로 이총재를 내세울 수 있겠느냐』며 후보교체론을 거듭 제기했다. 강성재(姜聲才)의원은 『이달말까지 관망하면서 내달 초까지 결단을 내려야 한다』고 주장했다. ○…이날 이총재에게 직격탄을 날린 박범진의원은 『당의 위기는 내부 문제가 아니라 이총재 본인의 흠 때문』이라며 『이총재측은 지지율을 만회하기위해 차별화 전략을 구사한다면서 몇단계로 YS를 공격한다는데 그런 식으로 해서당이단합이 되겠느냐』고 지적했다. 박의원은 또 『92년 대선당시 YS는 많은 난관에도 불구하고 반대파를 설득하려 애를 썼으나 이총재 자신은 전혀 노력을 하지 않은 채 무조건 청와대가 안 해준다고 나무라기만 한다』고 비판했다. 이에 대해 이총재의 핵심측근인 서상목의원이 『박의원의 기자회견은 잘못된 일』이라고 꼬집자, 박의원은 『그 얘기를 하기 전에 이총재가 YS의 탈당을 요구한 발언을 먼저 사과하라』고 반박했다. 〈정연욱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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