북한화석 2천7백여점 첫 반입

  • 입력 1997년 10월 22일 20시 37분


북한 화석 2천7백여점이 처음으로 반입됐다. 이번에 반입된 북한 화석들은 국내 학계에는 일제때부터 문헌상으로만 알려지던 것들이 대부분이고 그동안 북한 지질학의 면모를 알 수 있는 국내 자료가 태부족한 실정에서 북한 지질학의 일면을 보여주는 첫 사례라는 점에서 귀중한 자료로 평가되고 있다. 대북무역업체인 부영물산(대표 黃敞煥.서울 서대문구 창천동)은 22일 『지난 7월8일 통관절차를 거쳐 고생대 선캄브리아시대부터 신생대(8억년∼3천만년전)에 이르기까지 삼엽충,코뿔소 턱뼈,완족류,해조류 등 2백50여류 2천7백여점의 북한화석을 들여왔다』고 밝혔다. 이 화석들은 일련번호와 발견장소,발견자 등이 기록된 화석명세표와 함께 제3국을 거치지 않고 북한 남포항에서 인천항으로 직수입 된 것이라고 부영물산은 덧붙였다. 이 화석들 가운데 일련번호 555,학명 Rhinoceros,발견장소 평안남도 순천시, 신생대 제4기로 화석명세표에 기록된 코뿔소 턱뼈의 화석은 그동안 남한에서는 발견사례가 희귀한 점을 고려할 때 코뿔소가 한반도에 살았음을 다시 한번 증명해 주는 귀중한 증거로 평가된다. 특히 스토로마톨라이트(STROMATOLITE)라는 화석은 그 조성연대가 8억년 전으로 거슬러 올라가는 것으로 남한에서는 내년 천연기념물로 지정예정인 백령도(5억년전)의 그것보다 조성연대가 무려 3억년을 앞서는 것으로 알려졌다. 이 화석들을 감정한 대덕연구소 全希永박사는 『그동안 북한의 지질 및 화석자료는 1938년 일본인 학자들이 남긴 연구문헌 등 극히 한정된 기록물 외에 직접 눈으로 확인할 길이 없었다』면서 『이 화석들은 비록 남한에서도 발견되는 것들이지만 문헌상으로만 존재하던 북한 화석들을 직접 대하게 됐다는 점에서 값어치를 지닌다』고 말했다. 화석 가운데 고생대에 발견되는 절지동물인 삼엽충 화석을 살펴본 서울대 崔德根교수(지질학)는 『북한의 삼엽충 화석들은 종류가 다양하고 형태가 완벽한데다 남한에서 발견되는 것보다 상태도 매우 좋다』면서 『다만 북한에서 보내온 화석명세표는 학문적으로 미흡한 점이 있어 좀더 면밀한 연구가 필요하다』고 말했다. 黃敞煥 부영물산 사장은 2천7백여점 가운데 6백여점은 대덕자원연구소 등 지질, 생물학 전문가들에게 기증하고 나머지는 학술 및 학생용으로 구분해 판매할 계획이라고 말했다.
  • 좋아요
    0
  • 슬퍼요
    0
  • 화나요
    0

지금 뜨는 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