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대중총재 관훈토론회]『비자금 조성說 모두 거짓』

  • 입력 1997년 10월 9일 08시 03분


8일 한국프레스센터에서 열린 국민회의 김대중(金大中)총재의 관훈토론회는 때마침 터진 신한국당측의 김총재에 대한 비자금의혹제기로 「비자금 청문회」를 방불케 했다. 김총재는 비자금의 보유 및 관리여부에 대한 속사포식 질문에 『신한국당의 태도에 분노와 연민을 느끼지 않을 수 없다』며 대부분의 의혹사실을 부인했다. 김총재는 비자금에 대한 「송곳질문」이 계속되자 다소 곤혹스러운 표정을 짓기도 했다. 김총재는 먼저 『답변시간 2분이내에 비자금 의혹에 대한 해명을 하라』는 요구에 『비자금 6백70억원, 노태우(盧泰愚)전대통령이 줬다는 6억3천만원, 대기업을 이용한 40억원의 불법실명전환이 모두 사실무근』이라고 강력히 부인했다. 그러면서도 김총재는 『과거 야당을 하면서 우리나라의 현실상 내 이름으로 예금을 할 수 없어 믿을 만한 사람을 통해 은행에 맡겼다』며 처조카인 이형택(李亨澤)씨를 통해 일부 정치자금을 관리했음을 시인했다. 이 대목에서 토론자들의 질문이 쏟아졌다. 먼저 김총재가 이씨를 통해 관리한 정치자금의 액수. 김총재는 『구체적으로 액수를 밝혀 달라』는 요구에 『야당의 처지로 봐서 큰 액수는 아니다』고만 답변했을 뿐 구체적인 액수는 밝히지 않았다. 이어 『왜 돈을 당 경리부에 맡기지 않고 개인적으로 관리했느냐』는 질문에는 『당운영에 쓰라는 돈은 당에 냈지만 내 개인적으로 쓰라는 돈은 개인적으로 관리했다』며 『당에 내면 한꺼번에 돈을 많이 쓸 수도 있고 비밀보장도 안된다』고 이유를 설명했다. 한 토론자가 『개인 돈과 정치자금을 어떻게 구분할 수 있느냐』고 묻자 김총재는 『딱 구분하기는 어려우나 대체로 당을 위해 사용했다』고 해명했다. 김총재는 검찰수사를 촉구할 용의가 없느냐는 질문에 『우리가 특별히 잘못한 것이 없는데 무엇때문에 검찰에 조사를 해달라고 요구하느냐』고 반문, 자진해서 수사의뢰를 할 뜻이 없음을 시사했다. 그러나 『검찰이 수사에 착수한다면 협력할 용의가 있다』고 말했다. 김총재는 이밖에 △다른 친인척들을 이용한 비자금 관리여부 △노태우씨에게서 받은 20억+α여부 등에 대해서는 『그런 사실이 없다』며 딱 잘라 부인했다. 이날 김총재는 신한국당의 공세에 매우 격앙된 반응을 보였는데『자기 눈의 대들보는 보지 않고 남의 눈의 티만 보려한다』거나 『툭하면 「늑대가 나타났다」고 떠드는 늑대소년』이라고 신한국당을 비난했다. 〈윤영찬·김재호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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