與 「이회창-김윤환-이한동」3두체제 순항할까?

  • 입력 1997년 9월 28일 20시 25분


신한국당의 김윤환(金潤煥)고문이 백의종군(白衣從軍) 입장을 거둬들이고 선거대책위원장을 맡을 것으로 알려져 「9.30」 전당대회 이후 신한국당은 이회창(李會昌)총재―이한동(李漢東)대표―김윤환선대위원장의 「3두(頭)체제」로 운영될 전망이다. 이같은 3두체제는 기본적으로 이대표의 당운영 구상에 따른 것이다. 따라서 이대표가 주창한 「대통합의 정치」 또한 보수색채를 짙게 띨 것이라는 게 당안팎의 지배적 관측이다. 이대표의 입장에서 3두체제는 불가피한 선택으로 보여진다. 사분오열된 민주계에서 대표로 내세울만한 인물을 찾기 어렵고, 또 TK(대구 경북지역)정서를 의식하지 않을 수 없기 때문이다. 그러나 이대표의 각오도 분명한 것 같다. 3두체제는 공개적으로 「이대표 불가론」을 주장하면서 반발하는 일부 민주계 인사들에 대한 분명한 메시지다. 이대표는 이미 이들의 심리적 이반(離反)이 「돌아올 수 없는 다리」를 건넌 것으로 판단, 여의치 않을 경우 「짐을 덜고」 갈 길을 가겠다는 생각인 듯하다. 따라서 3두체제는 만만치 않은 당내 역풍(逆風)에 시달릴 것으로 보인다. 민주계 일각에서는 신한국당이 3당합당 이전의 민정당으로 회귀하고 있다며 반발한다. 특히 김고문에 대한 민주계 소장파 의원들의 거부감은 상당히 강하다. 3자의 관계가 어떻게 정립되느냐 하는 것도 눈여겨 볼 대목이다. 이고문과 김고문은 일단 이대표를 돕긴 하되 내심 일정한 한계를 설정하고 있는 듯하기 때문이다. 우선 이고문이나 김고문의 이대표 지원은 대선뿐 아니라 대선 후까지 염두에 둔 「원모(遠謀)」임이 분명하다. 정국상황의 급변에 대비, 당권을 장악해 두자는 의도가 강하게 느껴진다. 따라서 이, 김고문은 이대표와 상명하복관계가 아닌 파트너관계를 형성하려 할 것이다. 그리고 그 과정에서 이대표가 이, 김고문의 그늘에 가리거나 3자간 마찰 때문에 당이 또다른 난관에 봉착할 가능성도 없지 않다. 이고문과 김고문의 관계도 미묘하다. 일시적으로 손을 잡긴 했지만 기본적으로 힘겨루기를 소홀히 하지 않는 경쟁관계이기 때문이다. 〈임채청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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