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인제(李仁濟)경기지사를 주저앉히기 위한 여권핵심부의 노력이 집요하게 계속되고 있다. 이지사가 출마할 경우 현재 구도로는 여당의 정권재창출이 불가능에 가깝다고 전망하기 때문.
최근 2,3일간 여권핵심부는 가용인력을 총동원, 이지사는 물론 이지사 주변의 거의 모든 인물들에게 접근했다.
지난 9일 이회창(李會昌)대표와 이지사의 회동을 시발로 강삼재(姜三載)사무총장과 목요상(睦堯相)원내총무는 각각 이지사측 이용삼(李龍三)의원 박태권(朴泰權)위원장, 김학원(金學元)의원 등과 만났다. 강총장과 목총무는 이지사가 출마할 경우 이지사는 물론 측근들에게 닥칠 「어려움」에 대해 경고한 것으로 알려졌다.
하순봉(河舜鳳) 전대표비서실장을 비롯한 「측근 7인방」 의원 등도 일제히 나서 이재오(李在五)의원 및 원외지구당위원장 등을 「각개격파」하고 있다. 이대표 자신도 10,11일 연달아 김운환(金운환) 김학원의원을 은밀하게 만난 것으로 전해졌다.
물론 이지사 본인에게는 「당근」도 보여줬다. 이대표와 강재섭(姜在涉)정치특보는 9,10일 각각 이지사와 만나 책임총리 혹은 선대위원장을 제의했다는 후문이다.
이같은 노력 끝에 12일 오전부터 여권핵심부의 기류는 「불출마」쪽으로 바뀌었다. 청와대고위관계자와 이대표의 핵심측근들은 『결코 출마하지 못할 것이다』고 말한다.
이런 자신감은 무엇보다 김영삼(金泳三)대통령이 11일 밤 직접 이지사에게 전화를 걸어 「쐐기」를 박았다는 데서 나오는 듯하다. 청와대에서 근무했던 이대표측 한 인사는 『집권 5년 동안의 모든 정보를 갖고 있는 김대통령이 독하게 마음먹으면 이미 끝난 게임』이라며 『만일 이지사가 나온다면 이대표와 청와대의 관계도 사실상 끝난다』고 말했다.
그럼에도 13일 오전 이지사의 기자회견 전까지는 일말의 우려를 씻어낼 수 없다는 게 이대표측의 솔직한 심정이다. 이에 따라 이대표와 측근들은 12일 밤늦게까지도 긴장을 늦추지 못하고 「끝내기」에 주력했다.
〈이동관·박제균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