신한국당의 대통령후보 경선과정에서 돌풍을 일으켰던 李仁濟(이인제)경기지사에게 요즘 지지자들은 「대통령선거에 독자출마하라」는 편지와 전화가 빗발치고 있다.
유권자들을 상대로 한 각종 여론조사에서도 그의 인기는 여전히 높은 것으로 나타나고 있다.
이에 대해 이지사측은 일절 언급을 피하고 있다. 다만 『오는 9월19일을 지켜보라』는 말만 되풀이하고 있다.
9월19일은 바로 선거법상 대통령선거에 출마하거나 선거운동에 참여하기 위해서는 공직을 사퇴해야 하는 시한이다.
만약 이지사가 경기지사직을 사퇴한다면 일단 독자출마를 위한 포석이거나 李會昌(이회창)대표의 선거운동에 적극 협조하겠다는 의사로 해석할 수도 있다.
그러나 사퇴를 하지 않을 경우에는 이대표와 일정한 거리를 두면서 5년후의 차차기를 염두에 두는 장기구상에 들어가는 것으로 해석할 수 있다.
이지사의 측근들이나 당내에서는 대체로 이지사가 경기지사직을 버릴 가능성이 높다고 전망하고 있다.
측근들 내부에서는 그에 대한 광범위한 국민지지열기가 경선패배 이후에도 수그러지지 않고 있다는 점에서 차차기보다는 바로 지금이 적기(適期)라는 강경한 기류가 많다. 그러나 당내외에서 정치적 기반이 취약한 그가 「한때의 거품」이랄 수도 있는 국민지지도만 믿고 섣불리 독자출마라는 길을 선택하는 것은 결코 쉽지 않은 일이다.
어쨌든 이지사는 이번주중 여의도에 60여평 규모의 사무실을 여는 등 경기지사직에 연연하기보다는 대선을 앞두고 본격적인 정치활동을 재개하겠다는 의지를 보이고 있다.
한 측근은 『최근 이대표의 지지도하락추세가 여권내에 새로운 움직임을 형성할 수도 있다』며 『이지사로서는 일단 경기지사직을 사퇴한 뒤 정국의 추이를 지켜보는 것이 당연한 수순이 아니겠느냐』고 말했다.
〈김정훈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