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李대표아들 병역면제 파장]李대표 『마녀사냥 말라』

  • 입력 1997년 7월 31일 20시 57분


신한국당 李會昌(이회창)대표위원은 31일 아침 서울 구기동 자택에서 기자들에게 『마녀사냥하는 거냐. 제발 괴롭히지 말아달라』며 불만을 터뜨렸다. 이대표는 『큰 애(장남)가 집안일 때문에 미국에 갈 일이 있었는데 내가 가지 말라고 했다. 공연한 오해를 살 수 있기 때문에…』라고 말한 뒤 『아들의 병역문제와 관련한 내 입장은 TV토론에서 밝힌 그대로다』고 여러차례 말했다. 그는 또 『국방부가 왔다갔다 하는 바람에 일이 커졌다. 괜한 오해를 불렀다. 한마디로 업무미숙』이라고 목청을 높였다. 국방부가 아들의 병역관련 자료에 대해 「없다」 「있다」로 엎치락뒤치락한 데 대한 불만이었다. 그러나 이날 오전 서울 올림피아호텔에서 열린 지구당위원장 연찬회에서는 이대표의 태도가 많이 누그러진 듯했다. 이대표는 인사말에서 『불민하고 부덕한 소치로 자식의 병역문제가 논란거리가 돼 국회 진행에 차질을 빚어 송구스럽게 생각한다. 국가가 정한 기준에 못미쳐 입대를 못했지만 아들을 군에 보내고 걱정하는 부모들의 심정을 생각할 때 송구스럽다』며 아들의 병역문제가 정국 이슈가 된 이후 처음으로 사과의 뜻을 표했다. 이대표는 그러나 『확실히 말씀드릴 수 있는 것은 양심에 비추어 부끄러운 일은 없다는 점이다. 오늘 아침 야당이 「국가가 만든 공문서까지 날조됐다」고 주장하는 것을 보고 우리가 왜 이런 지점까지 와있는지 안타깝다는 생각이 들었다』고 말했다. 이어 『이런 모략과 중상의 정치에서 벗어나야 한다. 이런 정치를 뿌리뽑을 것을 마음속으로 다짐하고 있다』고 강조하는 이대표의 표정에는 「내가 왜 이런 일을 당해야 하나」하는 기색이 역력했다. 〈박제균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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