신한국당 경선에서 탈락한 李壽成(이수성)고문은 한때 민주발전을 위해 「金大中(김대중)대통령」도 좋다고 생각한 적이 있었다.
물론 이고문이 국무총리를 지내기 훨씬 전의 얘기다.
그런 생각을 한 적이 있는 이고문이 24일 김대중국민회의총재의 일산 자택을 전격 방문, 1시간20여분에 걸쳐 조찬회동을 갖자 정가에선 여러가지 뒷말이 따랐다.
발표된 내용은 별다른 게 없다.
김총재가 신한국당 경선 직후 낙선자 6명에게 위로전화를 걸었는데 마침 외출중이라 전화를 받지 못한 이고문이 23일 김총재에게 전화를 걸어 『한 번 찾아뵙겠다』고 해 회동이 이뤄졌다는 것.
국민회의의 鄭東泳(정동영)대변인이 전한 얘기도 『시종 화기애애한 분위기에서 「앞으로 나라를 위해 협력해 나가자」는 데 뜻을 함께했다』는 정도다.
김총재와 부인 李姬鎬(이희호)여사는 각기 자신의 저서를 선물했으며 김총재는 직접 문밖까지 이고문을 배웅하는 등 「각별한 배려」를 아끼지 않았다. 두 사람의 회동 직후 국민회의측은 김총재가 자민련 등 야권 뿐 아니라 정권교체에 뜻을 같이하는 여권인사에 대해서도 연대의 문을 열어두고 있다는 점을 새삼스레 유난히 강조했다.
김총재의 한 측근은 『이고문이 「앞으로 자주 술자리를 갖자」고 말하더라』면서 『이고문의 동생인 李壽仁(이수인·민주당)의원이 13대 때 평민당 공천을 받은 적이 있는 등 김총재와 이고문의 관계는 옛날부터 돈독했었다』고 말했다.
하지만 이고문은 『지난 번 安重根(안중근)의사 추모식에서 만나 「일산에 한번 놀러가겠다」고 말한 적이 있어 간 것』이라며 『회동에 정치적 의미는 없다』고 의미부여를 경계했다.
이고문의 한 측근은 또 『이고문은 23일 충남 예산 재선거 지원차 현지에 내려가 있는 자민련의 金鍾泌(김종필)총재에게도 전화를 걸어 대화를 나눴다』고 전했다.
결국 경선에서는 실패했지만 뭔가 「큰 정치」의 포부를 지니고 있음을 보여주고 싶어한 이고문과 「여당 흔들기」의 효과를 겨냥한 김총재의 뜻이 맞아떨어져 회동이 이루어진 것으로 보인다.
〈김창혁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