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자민련 韓부총재 「불공정」시비]경선 분위기 험악

  • 입력 1997년 6월 11일 19시 58분


「6.24」전당대회를 앞두고 대통령후보 경선이 본격화하면서 자민련내 곳곳에서 당직자나 당원들이 서로 얼굴을 붉히는 신경전이 벌어지고 있다. 이는 주로 경선주자인 韓英洙(한영수)부총재가 경선 초반부터 불공정시비를 집중 제기하며 주류측의 신경을 건드리고 있기 때문이다. 한부총재는 11일 당무회의에서 『우리 웃어가며 얘기하자』고 넌지시 서두를 꺼낸 뒤 주류측에 대한 공격의 포문을 열었다. 그는 지난 10일 대전 충남대회에서 발언기회조차 봉쇄당한 점, 중앙당과 시도지부 주요당직자를 망라해 「JP추대위」를 구성한 점 등을 집중적으로 문제삼았다. 한부총재는 특히 『JP추대위에는 전체 대의원수 3천8백83명 가운데 3천6백44명의 이름이 올라있는데 이는 누가 봐도 웃을 일이 아니냐』고 따졌다. 이에 李東馥(이동복)총재비서실장이 『명단에 들어있다고 해서 전부 추대위원은 아니고 앞으로 설득할 대상까지 넣은 것』이라며 해명에 나섰다. 그러자 한부총재 측근인 李元範(이원범)의원이 『비서실장은 행동을 자제하라』고 입을 막으면서 험악한 분위기까지 연출됐다. 회의 내내 침묵을 지키던 김총재는 『서로 웃으면서 얘기하기로 했는데 왜 큰소리가 나오는지 모르겠다』고 일소(一笑)에 부쳤다. 그러나 회의장을 나오는 참석자들은 한결같이 흥분한 표정이었다. 또 이날 당무회의가 끝난 뒤 한부총재는 자신을 공격하는 중앙위원 20여명과 한바탕 설전을 벌였다. 중앙위원들은 『왜 김총재가 나가면 대선에서 패배한다고 하느냐』『한부총재가 나가야 승리한다는 근거는 뭐냐』고 따지며 한부총재의 후보사퇴를 요구했다. 그러나 한부총재는 『최근 충청권에서조차 김총재가 다른 대선주자보다 열세라는 여론조사결과도 있다』며 『나는 비록 한표가 나오더라도 사퇴는 하지 않겠다』고 맞섰다. 이때문에 전당대회 전까지 주류와 비주류간의 신경전이 계속되면서 전당대회 이후까지「감정의 앙금」이 남을지도 모른다는 우려가 나오고 있다. 〈이철희기자〉
  • 좋아요
    0
  • 슬퍼요
    0
  • 화나요
    0
  • 추천해요

지금 뜨는 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