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영수부총재,경선출마 선언…『자민련 비주류 심상찮다』

  • 입력 1997년 6월 3일 20시 19분


「6.24」전당대회를 앞두고 자민련내 비주류가 꿈틀대고 있다. 구신민계와 TK(대구 경북)인사들이 잇따라 모임을 갖는가 하면 韓英洙(한영수)부총재는 당내 대통령후보경선에 나서겠다고 밝혔다. 한부총재는 3일 『5일 경선출마를 선언하고 7일 후보등록을 할 생각』이라고 밝혔다. 이미 상당수의 지지대의원으로부터 서명을 받았다는 것이 한부총재측의 주장이다. 이에 앞서 한부총재는 2일 서울시지부 정기대회에서 이른바 「호메이니론(論)」을 내세워 경선도전의사를 드러냈다. 그는 『金大中(김대중)金鍾泌(김종필)총재는 이제 이란의 호메이니나 중국의 鄧小平(등소평)처럼 후진에게 (정치를) 맡기고 옆에서 뒤에서 도와줘야 한다』며 김종필총재의 「퇴진」을 우회적으로 촉구했다. 신민계를 중심으로 한 비주류의 움직임도 활발하다. 金復東(김복동)수석부총재 朴哲彦(박철언)부총재 朴九溢(박구일)의원 등과 원외 지구당위원장 30여명이 참여하고 있는 가칭 「21세기모임」은 지난 1일과 2일 잇따라 모임을 갖고 독자적인 세력화를 모색했다. 이 자리에서 원외인사들은 『자민련이 살기 위해서는 TK가 힘이 있어야 한다』며 「당권 대권 역할분담론」을 내세워 TK인사가 당권에 도전해야 한다는 주장을 편 것으로 알려졌다. 그러나 주류측은 이같은 움직임을 김종필총재에 대한 「도전」이라기보다는 일종의 「응석」으로 폄하하고 있다. 그동안 당운영에서 소외돼온 비주류 인사들이 전당대회를 계기로 자기 지분을 확보하려는 「자구책」이라는 것. 따라서 김총재 측근들은 『어느 정도 경쟁이 될만한 인물이 경선에 나오면 당의 이미지도 살고 김총재도 힘을 얻을 것』이라며 「찻잔속의 태풍」이 될 것으로 내다봤다. 그러나 2일 전국 지구당위원장 회의에서 지도부를 성토하는 목소리가 의외로 강했던 데다 비주류측의 움직임도 예전과는 다른 분위기여서 당지도부도 다소 긴장하는 눈치다. 대사(大事)를 앞둔 김총재와 자민련의 앞길에 자칫 걸림돌이 될 수도 있기 때문이다. 이와 관련, 김총재는 3일 오전 김수석부총재와 단독으로 만나 비주류의 움직임에 대해 우려를 표시한 것으로 전해졌다. 〈이철희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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