反이회창진영 『일단 2등부터…결선서 뒤집자』

  • 입력 1997년 5월 22일 19시 59분


신한국당이 대통령후보 최종 결정방식을 종전의 「3차투표」에서 「2차투표」로 바꾼 것을 놓고도 李會昌(이회창)대표측과 다른 경선주자들의 반응은 완연하게 엇갈렸다. 물론 이대표측은 『변수가 줄어들었다』며 반겼다. 그러나 다른 주자들은 불만속에 한결같이 내심 1차투표에서의 「2등」을 목표로 하는 추세다. 말하자면 경선판도가 점차 「이대표가 과연 1차투표에서 과반수를 얻을 것인가」와 「그럴 경우 2등은 누구 차지로 돌아갈 것인가」로 큰 윤곽이 잡혀가고 있다는 뜻이다. 현재로서는 민주계가 똘똘 뭉쳐 한사람의 주자를 밀지 않는 한 이대표를 제외한 누구도 1차투표에서 1등을 하기가 힘들어 보인다. 물론 누가 2등을 하건 1차투표에서 이대표가 과반수를 얻으면 게임은 끝난다. 따라서 우선 이를 저지해야 한다는 것이 이대표 이외의 주자들을 묶어 주는 끈이다. 그렇다고 이른바 「반(反) 이대표」 진영 주자간에 이를 위한 구체적 전술전략이 형성된 단계는 아니다. 지금은 모두가 자신이 1차투표에서 2등을 해 결선투표에 진출, 3등 이하 주자들과 힘을 합쳐 역전극을 연출해야 한다는 생각들이다. 하지만 상황은 단순치 않다. 당 관계자들은 이대표가 설령 1차투표에서 과반수엔 못미치더라도 2등과 10% 이상의 격차를 보이며 40% 대의 득표를 하면 결선투표에서의 역전극은 사실상 어렵다고 전망한다. 즉 결선투표에서의 역전은 이대표가 1차투표에서 30% 대의 득표에 그치고 2등과의 격차도 10% 이내로 좁혀지는 등 여러 요건들이 절묘하게 엮여야 가능하다는 뜻이다. 그러나 이 또한 단순 수치적 접근방식에 불과하다. 앞으로 이대표를 포함한 주자들간의 관계설정과 2차투표에 나설 2등 주자의 성향과 입지, 1차투표에서 민주계표의 분산양상, 결선투표에서의 민주계 결속 여부 등 「정치적 변수」는 한두 가지가 아니다. 아무튼 현재 2등 가능성이 점쳐지는 주자는 민주계 모임인 「정치발전협의회」의 대안으로 거론되는 李壽成(이수성) 朴燦鍾(박찬종)고문과 당내파인 李漢東(이한동)고문 金德龍(김덕룡)의원 등이다. 따라서 이들중 누가 1차투표에서 2등을 했을 때 결선투표에서 민주계의 산표(散票)를 최대한 결집할 수 있는지가 관건이 될 공산이 크다. 아무래도 민주계의 거부감이 덜한 주자가 산표 결집력이 클 것으로 보이지만 역전극 연출여부를 전망하기는 힘들다. 아직 갈 길이 멀기 때문이다. 〈임채청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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