자민련, 野후보단일화 『독자출마 선언하자』뒷걸음

  • 입력 1997년 5월 20일 20시 21분


19일의 국민회의 전당대회를 계기로 다소나마 숨통이 트일 듯하던 야권후보 단일화문제가 오히려 더욱 꼬여가는 분위기다. 국민회의가 전당대회에서 내각제를 당론으로 채택하지 않은 데 대해 자민련이 20일 노골적인 불만을 표시하면서 「내각제로 당론변경을 하지 않고서는 단일화협상을 할 수 없다」고 분명하게 선을 그었기 때문이다. 자민련은 이날 간부회의를 끝낸 뒤 安澤秀(안택수)대변인을 통해 다소 「외교적 언사」로 회의내용을 브리핑했지만 국민회의를 성토하는 격앙된 목소리가 많았다고 한 참석자는 전했다. 한걸음 더 나아가 『이제 金鍾泌(김종필)총재의 독자적인 대선출마방침을 확실히 할 필요가 있다』는 주문도 많았던 것으로 알려졌다. 이처럼 자민련이 강경입장을 나타내고 있는 것은 더이상 국민회의측의 의도대로 끌려가서는 안된다는 의사를 분명히 한 것으로 보인다. 국민회의가 제시하는 단일화와 내각제의 일괄타결 방식을 따라가다 보면 결국 金大中(김대중)총재에게 대통령후보를 양보하고 말 것이라는 판단때문이다. 자민련이 이날 『앞으로 여야를 막론한 정치권의 내각제 지지세력 결집을 주도해 나가겠다』고 천명하고 나선 것도 강력한 「압박공세」만이 향후 단일화협상을 주도할 수 있다는 계산에서다. 따라서 『즉시 수임기구를 구성해 7,8월경에 협상을 마무리짓겠다』는 김대중총재의 「희망」은 당분간 「희망」에 그칠 전망이다. 양당간 공식협상은 오는 6월24일 당 전당대회 이후에나 가능하다는 것이 자민련의 단호한 입장이기 때문이다. 이같은 양측의 입장을 종합해 볼 때 양당간 공식협상은 자민련 전당대회 이후에나 이뤄질 전망이다. 또 공식협상을 시작하더라도 결국 이 문제는 두 김총재간의 마지막 담판으로 해결될 사안이어서 당분간은 소강상태를 면치 못할 것이라는 전망이 일반적이다. 〈이철희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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