신한국당 朴燦鍾(박찬종)고문은 3일 시민대토론회에서 92년 대선자금, 金賢哲(김현철)씨 사법처리문제 등 민감한 시국현안에 대해 아슬아슬한 정공법으로 답변했다.
그러나 그는 『문민시대의 틀을 만든 金泳三(김영삼)대통령의 지위를 불안정하게 만들어서는 안된다』며 「김심(金心)」을 향해 손짓했다.
○…박고문은 이날 『李會昌(이회창)대표는 3월초 李漢東(이한동)고문이 대표로 거론되자 「경선주자가 대표를 맡으면 공정한 경선관리에 문제가 있을 수 있다」고 말했다』면서 이대표를 겨냥.
그는 그러나 『이대표가 사퇴하지 않고 경선을 치러 패배하거나 그보다 더한 불공정 경선이 있더라도 운명으로 받아들이겠다』며 탈당하지 않겠다는 점을 거듭 천명.
○…박고문은 『朴正熙(박정희)전대통령과 김대통령의 학점을 매긴다면…』이라는 질문에 『두 분은 상호보완적인 면이 있지만 박전대통령은 60점, 김대통령은 65점을 주겠다』고 답변.
그는 『박전대통령은 국가관리의 한 모형을 제시한 업적이 있지만 유신선포로 인해 나쁜 점수를 받을 수밖에 없다』고 언급.
○…박고문은 『현철씨와 친하지 않았느냐』는 질문에 『김대통령과 민추협을 구상할 때 대학생이었던 김군이 정보공작 정치의 눈길을 피해 김대통령과 나 사이에 여러 차례 심부름을 했다』고 소개.
이어 『지난 87년 대선을 앞두고 양김이 분열, 그분들과 만나지 않은 후 김군과의 인연도 단절됐다가 지난해 입당한 뒤 자연스럽게 몇차례 만난 적이 있다』고 설명.
그는 『비리가 사실로 인정돼 (현철씨가) 구속된다면 아버지인 김대통령은 물론 나도 가슴이 쓰라리고 참담한 심정이 될 것』이라고 토로.
○…박고문은 유신때의 체제홍보 전력과 94년 신민당 「각목 전당대회」, 3당야합을 비판하다 신한국당에 입당한 경위를 묻는 곤란한 질문에는 당혹스런 표정으로 숨을 고른 뒤 답변.
박고문은 유신때의 전력시비 등에 대해 「부끄러운 과거」를 솔직하게 인정하면서도 그후 79년 정풍운동을 주도하고 고대 앞시위로 인한 3년간의 변호사업무정지, 87년 양김 단일화를 위한 삭발 등 「짧은 여당시절」과 「길고 험난했던 야당시절」을 상세하게 소개.
○…박고문은 『누드쇼를 본 적이 있느냐』는 질문에 『70년대 말에 영국 피카디리극장에서 동료의원들과 함께 본 적이 있다. 그러나 아내에게는 말하지 않았다』고 말해 좌중이 폭소.
그는 『부인과 정치문제를 상의하느냐』는 물음에 『젊은 시절에는 독선적이어서 여러번 놀라게 한 적이 있지만 나이가 들면서 상의하고 있다』며 『지난 총선당시 전국구 끝자리를 자청했을 때는 「왜 바보같이 그랬느냐」는 야단을 맞았다』고 실토.
박고문은 경남중학교 시절 교내에 빵가게를 유치하겠다고 공약해 金光一(김광일)전대통령비서실장을 누르고 학생회장에 당선된 적이 있느냐는 질문에 『김군에게는 미안하지만 내가 압승을 거두었다』며 『어릴 적부터 민생경제에 관심이 많았던 것 같다』고 농담.
〈최영훈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