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李대표 대선자금공개 발언］청와대『떨떠름』

92년 대선자금 공개문제에 대한 청와대의 입장은 한마디로 「미래지향적 해법」이다. 바꿔 말하면 「가능하면 92년 대선자금 문제를 건드리지 않고 넘어가자」는 자세이며 이 점에서 「대선자금의 진실공개」를 촉구한 李會昌(이회창)대표의 입장과는 원천적으로 거리가 있다. 청와대의 한 고위관계자는 2일 『어두웠던 과거얘기에 매달리지 말고 한보사태의 교훈을 되새겨 국민 모두가 열망하는 깨끗한 선거와 정치풍토개혁을 제도화할 수 있는 방법을 찾아야 한다는 게 청와대의 일관된 입장』이라고 강조했다. 실제로 金泳三(김영삼)대통령도 최근 선거풍토개혁을 위한 구체적 방안을 마련토록 비서실에 긴급지시한 것으로 알려졌다. 청와대의 논리도 나름대로 명쾌하다. △현실적으로 92년 대선자금의 전모를 파악할 길이 없는데다 △사실상 공소시효마저 끝나 검찰수사도 불가능하고 △실익없는 정쟁(政爭)의 소지로 악용될 가능성만 크다는 현실론이다. 청와대측은 다만 제도개선을 위한 「과거정리」차원에서 김대통령의 「원론적 입장표명」 정도는 불가피하다는 판단아래 이달 중순 발표할 김대통령의 대국민 성명에 이를 포함시킬 것인지를 신중히 검토하고 있다. 하지만 이대표와의 이견부분에 대한 청와대의 태도는 신중일변도다. 이 고위관계자도 『당대표자격이 아니라 예비후보 자격으로 토론회에 나가서 질문에 답변한 것일 뿐 그 이상도 그 이하도 아니다』라며 『대선주자로서는 당론과 다르더라도 튀는 발언을 할 필요도 있는 것 아니냐』고 말했다. 〈이동관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