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보청문회 증인 박석태 前제일銀상무 자살

  • 입력 1997년 4월 29일 07시 54분


청문회때의 박석태씨
청문회때의 박석태씨
국회 한보특위 청문회에서 증언했던 朴錫台(박석태·59)전 제일은행상무가 28일 오후3시10분경 서울 마포구 망원1동 자택 거실에서 숨진 채로 발견됐다. 대학 2년생인 셋째딸(23)에 의해 발견된 박씨는 거실안에서 2층으로 통하는 계단에 못을 박은 뒤 빨랫줄로 목을 맨 채 숨져 있었다. 박씨는 이틀전인 26일 밤10시경 극약을 먹고 자살을 기도, 119구조대에 의해 목동병원으로 후송돼 치료를 받았으며 집으로 옮겨온 뒤 정상을 찾는 것으로 보여 부인이 잠깐 자리를 비운 사이 다시 자살을 결행했다. 박씨는 지난 17일 청문회 증언에서 청와대의 한보특혜대출 개입가능성을 처음으로 진술한 뒤 고민해왔을 가능성이 큰 것으로 보인다. 그는 서재에 남겨 놓은 유서에서 자신의 부모, 부인과 다섯 자녀에게 죄송하고 미안하다며 자녀들에게는 「아빠는 약했지만 너희는 굳세게 살아다오」라는 글을 남겼다. 그는 이어 제일은행 전행장들을 비롯한 임직원과 청와대비서관, 일부 의원에게 죄송하다고 쓴 뒤 특히 부인에게는 화장을 부탁하기도 했다. 박씨의 이웃으로 제일 먼저 시체를 검안한 의사 尹珍烈(윤진열·소아과원장·51)씨는 『박씨 가족의 연락을 받고 현장에 도착해 보니 박씨가 숨진 지 30분가량 지난 상태였다』고 말했다. 박씨의 부인과 사법시험 합격후 사법연수원에 다니고 있는 둘째딸은 외출중이었다. 평소 박씨와 친하게 지냈던 의사 윤씨는 『원래 소심하고 말수가 적던 박씨가 한보청문회에 다녀와서는 거의 넋이 나간 상태였다』며 『26일 아침 동네 목욕탕에서 만났을 때 평소와는 달리 인사도 건네지 않았고 몹시 수척한 상태였다』고 말했다. 경찰은 박씨가 자신의 처지를 비관, 자살한 것으로 보고 있다. 〈이현두·정위용·이승재기자〉
  • 좋아요
    0
  • 슬퍼요
    0
  • 화나요
    0
  • 추천해요

지금 뜨는 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