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李대표 害黨행위경고］벌써 「자신만만」…당내 민감

[임채청 기자] 신한국당 李會昌(이회창)대표위원이 20일 「해당행위」라는 용어를 거론하자 당내 반응은 매우 민감했다. 표현은 조심스러웠으나 이대표 발언에는 경고의 의미가 담겨져 있기 때문이다. 이대표는 해당행위에 대해 「당의 분열을 조장하는 것처럼 비쳐지는 언행」이라고만 밝혔을 뿐 구체적으로 어떤 언행이 이에 해당되는지 또는 누구를 겨냥한 것인지는 전혀 언급하지 않았다. 그러나 최근의 정황으로 미뤄 이대표의 발언은 대표취임후 일부 대선주자들과 민주계인사들이 보이고 있는 반발 움직임을 겨냥한 것이라는 데 당내에 이견이 없다. 또한 단순한 경고수준이며 어떤 실질적 조치를 의미하는 것으로 보기는 어렵다는 게 지배적인 해석이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당내에서 민감한 반응을 보인 것은 다른 이유에서다. 우선 당 관계자들은 이대표가 취임한 지 1주일밖에 지나지 않았는데도 상당한 자신감을 느끼는 것으로 본다. 「해당행위」 발언이 19일 金泳三(김영삼)대통령과의 주례회동 직후 나온 것이라는 데 당 관계자들은 주목한다. 이대표가 국무총리시절 보여준 특유의 스타일로 조직장악을 위한 시동을 거는 게 아니냐는 시각도 적지 않다. 이대표는 총리시절 국무회의를 주재하면서 『실세가 따로 없다』며 당시 崔炯佑(최형우)내무부장관을 무색케 한 일도 있었다. 金賢哲(김현철)씨 문제와 관련한 「법대로 처리」 발언에 이은 이번 「해당행위」 발언 등 이대표의 직설적인 어법이 야기시킬지도 모르는 당내 부작용을 우려하는 시각도 만만치 않다. 상임고문시절만 해도 끊임없이 「당내 민주화」를 요구해온 이대표가 「해당행위」까지 거론하며 당내 잡음을 용납하지 않겠다는 의지를 표명한 것과 관련, 입장에 따라 태도가 바뀌는 게 아니냐는 지적도 나온다. 당내 대선후보주자 진영의 반응은 『당원으로서 정당한 권리의무 이행은 문제가 될 수 없다』(李漢東·이한동고문), 『무슨 얘기인지 모르겠다』(李洪九·이홍구고문), 『원론적으로는 이해한다. 그러나 민주정당에서 다양한 목소리를 수렴하는 게 대표의 책무』(金德龍·김덕룡의원)라는 등 시큰둥하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