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吳보훈처장 전격경질 배경]『현철씨 흔적 지우기』일환

  • 입력 1997년 3월 5일 19시 46분


[윤정국기자] 지난해 12월 20일 입각했던 吳正昭(오정소) 국가보훈처장이 최단기 재임기록을 남기고 전격 경질된 것은 金泳三(김영삼)대통령 차남 賢哲(현철)씨 문제와 관련된 문책이어서 이번 개각에서 눈길을 끄는 대목이다. 김대통령은 이날 중폭의 개각을 단행하면서 입각한지 2개월 보름밖에 지나지 않은 오처장을 경질하고, 朴相範(박상범)민주평통사무총장을 신임 국가보훈처장에 임명했다. 두 사람의 경질과 입각은 현철씨 문제에 대한 김대통령의 분명한 의지를 보여주는 것으로 풀이된다. 현 정부출범 당시 안기부 대공정보국장이던 오전처장이 차관급인 안기부 1차장을 거쳐 장관급인 보훈처장으로 고속승진할 수 있었던 것은 현철씨와의 친분관계 때문이라는 것이 정치권의 소문이다. 金己燮(김기섭)전안기부 운영차장이 현철씨에게 중요한 국가정보를 제공했다는 의혹을 받았으나 당시 국내정보를 총괄했던 사람은 오1차장이었다는 것. 이때문에 오 차장의 묵인이나 협조가 있었을 것이라는 관측이 많았다. 김전차장이 지난달말 전격 경질된데 이어 오처장이 물러난 것은 현철씨 파문과 관련, 세간의 의혹을 받고 있는 「안기부 인맥」에 대한 김대통령의 숙정으로 봐야 한다는 것이다. 다른 한편 현정부출범 초기부터 청와대 경호실장으로 재직했던 박총장이 평통사무총장이라는 한직으로 물러난 배경에도 역시 현철씨 문제가 자리잡고 있는 것으로 알려지고 있다. 박총장의 경우는 경호실장에서 물러나기전 현철씨 문제에 대해 직언을 했었던 것으로 전해지고 있다. 경질된 오처장 후임에 박총장이 임명된 것은 현철씨 문제로 인한 아이러니컬한 희비를 보여주는 얘깃거리가 되고 있다.
  • 좋아요
    0
  • 슬퍼요
    0
  • 화나요
    0
  • 추천해요

지금 뜨는 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