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이 일약 「세계적인 뉴스의 중심지」로 부상하고 있다.
새해들어 노동법 안기부법 관련 총파업사태, 한보특혜대출비리사건, 북한 黃長燁(황장엽)노동당비서 망명, 李韓永(이한영)씨 피습 등의 굵직한 사건들이 2,3주 간격으로 연이어 터지고 있기 때문이다.
이 바람에 서울주재 외신기자들은 요즘 기사취재와 송고로 정신없이 바쁜 실정이다. AP통신 서울지국장 리드 밀러는 『나를 포함해 4명의 기자들이 한보사태와 북한노동당 황비서 망명 이씨 피습 등 일련의 사건 때문에 눈코뜰새 없이 바쁘다』며 『보통때는 하루 7,8시간정도 일해왔는데 요즘은 하루 15시간이상 일하고 있다』고 말했다.
한국 프레스센터에 있는 외신기자클럽도 요즘 만원이다. 도쿄나 홍콩 등지에 주재하고 있는 외신기자들이 아예 서울로 자리를 옮겨 취재경쟁을 벌이고 있기 때문이다.
외신기자클럽 회장 朴漢春(박한춘·52·WTN한국지국장)씨는 『지난 1월초 노동법 파업사건 이후로 한보사건, 황비서 망명사건 등으로 본사나 아시아 지국에서 지원을 나온 외신기자들은 연인원 2백여명이 넘는다』고 말했다.
현재 서울에 와 있는 외신기자 중에는 올들어 서울을 두세번씩 찾은 사람도 있고 잡지나 신문에 한국관계 글을 기고하는 프리랜서들 중에는 아예 호텔이나 여관을 잡고 「장기체류」하는 사람도 있다.
일본주재 말레이시아 일간영자지 「뉴 스트레이트 타임스」지의 빅터 픽기자는 『한달전 한국의 안기부법과 노동법 날치기통과를 취재하기 위해 서울에 왔다가 지금까지 일본으로 돌아가지 못하고 있다』고 말했다.
픽기자는 『지금까지 1년에 두세차례정도 특별한 취재를 위해 서울을 방문해 7백단어정도의 기사를 보내는 것이 보통이었는데 지금은 1천2백단어 길이의 긴 기사를 매일 송고하고 있다』고 말했다.
황비서 망명사건으로 입국했다가 계속 서울에 머물고 있는 일본 아사히신문 사쿠라이 이즈미(35·외신부)는 『요즘 일본의 신문들에는 한국관련 기사가 매일 1면, 사회면을 장식하고 국제면의 3분의2를 차지할 정도로 홍수를 이루고 있다』며 『남북의 긴장관계도 지속되고 대통령선거가 있을 때까지 정치적인 혼란도 예상되기 때문에 올해에는 한국에 취재올 일이 많을 것 같다』고 말했다.
〈전승훈·신치영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