민주계 실세들,한보이후 진로모색 연쇄회동

  • 입력 1997년 2월 13일 20시 34분


[임채청 기자] 한보사태이후 민주계는 어디로 가야 하나. 한보추문으로 여권내 민주계의 입지가 극도로 쇠퇴한 가운데 민주계 실세중진들이 연쇄회동을 갖고 활로모색에 나섰다. 신한국당 崔炯佑(최형우)상임고문 金德龍(김덕룡)의원 姜三載(강삼재)사무총장 및 李源宗(이원종)청와대정무수석은 지난 12일 밤8시 서울 광화문 모음식점에서 만났다. 이들 핵심실세가 한 자리에 모인 것은 이례적인 일. 이들은 이날 모임에서 일제히 자성의 목소리를 높였다. 『우리가 金泳三(김영삼)대통령을 잘못 모신 게 아니냐』는 자책도 나왔다. 특히 「정치음모설」을 제기한 김의원은 한보사건의 수사방향에 대해 강한 불만을 토로하면서 자신이 모르는 정치적 음모가 있다면 맞서 싸울 것을 분명히 했다. 이와 관련, 강총장은 『각론에 있어서는 다른 얘기가 있었지만 모두 사심(私心)을 버리고 힘을 합쳐 난국을 극복하자는 데에는 의견이 일치했다』고 모임의 분위기를 전했다. 이에 앞서 이날 오후3시경 민주계내 「파워게임」의 양당사자인 최고문과 김의원이 서울시내 모처에서 따로 만나 의견을 사전조율했다. 두 사람은 국정운영이 위기에 처해있으며 한보사건을 명예롭게 수습하지 못하면 민주계가 공멸(共滅)할 수밖에 없다는 데 인식을 같이하고 당의 단합과 결속을 위해 노력하기로 다짐했다. 민주계내에서 온건파로 분류되는 辛相佑(신상우)해양수산부장관과 신한국당 徐錫宰(서석재) 朴寬用(박관용)의원 등 중진 3인도 이날 서울여의도 63빌딩에서 오찬회동을 했다. 이들은 洪仁吉(홍인길)의원의 「깃털론」과 김덕룡의원의 「정치음모설」 등 민주계 균열조짐에 우려를 나타내면서 민주계의 진로를 걱정한 것으로 알려졌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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