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수성총리 對국민담화 요지］

정부는 일시적 안일을 선택해 노동관계법을 그대로 둘 수도 있었다. 그러나 머지않아 기업들이 도산하거나 해외로 빠져나가고 대량실업사태가 발생, 경제가 회복하기 어려운 위기에 빠지게 될 것이 확실한 상황에서 정부의 의무를 미루거나 포기할 수는 없었다. 정부는 이것이 정권차원의 문제가 아니라 국운과 직결되는 과제라는 확신으로 어려운 결단을 내렸다. 근로자 여러분의 권리를 보호하고 복지를 증진시키는 것은 정부의 가장 중요한 사명 가운데 하나다. 새로운 노동관계법이 어떤 경우에도 성실한 근로자를 불리하게 할 수는 없다. 정부는 새 노사관계의 정립과 더불어 근로자들의 생활을 안정시키고 생활의 질을 향상시키기 위한 특별법을 곧 제정할 것이다. 각종 보험과 주택자금 학자금지원 등 근로자들을 위한 복지시책도 적극 추진할 것이다. 복수노조를 몇년간 유보한 것은 최근의 어려운 국가경제사정을 감안해 산업계의 안정을 유지하기 위해 취한 과도기적 조치다. 지금 이 시각, 새 노동관계법의 취지와 내용을 잘못 이해하고 불법적인 파업에 가담하고 있는 근로자 여러분께서는 나라와 국민을 위해, 여러분의 가족과 우리 모두의 후손을 위해 업무에 복귀해 주시기를 간곡히 당부한다. 서울 지하철 근로자들이 파업을 자제키로 한 것은 대단히 감사하고 자랑스런 결정이었다. 앞으로 병원을 비롯한 공익기관의 근로자 여러분께서는 국민의 불편이 없도록 헌신적인 삶의 실현에 앞장서 주시기를 진심으로 부탁한다. 근로자와 기업인, 그리고 국민모두가 힘을 합해 새로운 세계경제환경에 대처할 수 있도록 국가경쟁력을 키워 나가는 것만이 우리의 살길이다. 우리 모두 힘을 모아 나가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