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7일의 군수뇌부인사는 金泳三대통령의 인사스타일을 다시 한번 보여주었다. 李養
鎬국방장관은 이날아침까지도 경질사실을 모르다가 오전8시경 청와대의 전화를 받고
당혹해 했던 것으로 알려졌다.
○…군소식통에 따르면 李장관은 청와대로부터 경질을 연락받은 뒤 군인사를 새로
짜라는 지시도 받았다.
청와대의 지시는 하루전인 16일 오후 4시반경 청와대에서 李장관이 金대통령의 재
가를 받은 인사안을 뒤엎은 것이었다.
李장관의 인사초안은 지난 5일 金대통령과의 협의과정에서 하달된 지침에 따른 것
으로 당시 金대통령은 李장관에게 신뢰를 표시, 육참총장 등 대부분의 군인사를 위
임했다는 것.
인사초안은 金東鎭합참의장 尹龍男육참총장 張城한미연합사 부사령관을 전역시키
고 육사20기 동기인 吳榮祐1군사령관 趙成台2군사령관 都日圭3군사령관을 육군의 「
빅3」인 합참의장 육군참모총장 연합사부사령관에 포진하는 내용이었다.
초안은 무장간첩 소탕작전의 부진과 잇따른 군기사고로 일부 변화, 吳1군사령관이
전역하고 張부사령관과 尹총장이 부상(浮上)하는 것으로 됐으나 이것도 17일오전에
뒤바뀌었다는 얘기다.
○…李장관 경질은 탈영 총기사고 막사매몰 북한잠수함 및 무장간첩침투 등에 따
른 문책이었다고 청와대는 시사했다. 尹汝雋대변인은 「군 분위기 일신과 군 기강확
립」을 위한 것이라고 말했다.
공군출신인 李장관이 육군위주의 군특성 때문에 내부장악에 약하다는 평가가 청와
대에 있었다. 그래서 육군출신 장관발탁의 원칙이 세워졌고 서열상 金합참의장이 장
관에 기용됐다는 것.
○…尹총장의 합참의장 기용을 놓고 「PK배려설」이 나오고 있으나 청와대 관계자
는 『육참총장에서 합참의장으로 발탁되는 것은 자연스러운 과정』이라며 부인했다.
都日圭신임육참총장은 군내의 평판이 좋아 육사동기인 吳榮祐1군, 趙成台2군사령
관을 제쳤다는 것. 특히 吳1군사령관은 북한 잠수함 및 무장간첩 침투와 소탕작전의
부진으로 문책됐다고 관계자는 전했다.
호남출신인 吳사령관의 전역에 따라 역시 호남출신인 金東信합참작전참모부장을
대장으로 진급시켜 한미연합사부사령관에 임명, 지역안배를 기했다는 것. 金辰浩신
임2군사령관은 ROTC배려차원에서 발탁됐다는 관측이다.
○…이번 인사를 두고 李장관과 金신임장관의 「파워게임」에서 李장관이 밀렸다
는 얘기도 있다. 趙2군사령관의 탈락에 대해서는 뚜렷한 해석이 없는 가운데 그가
무장간첩 소탕작전기간중 골프를 쳤다는 허위보고가 청와대에 올라갔다는 얘기도 있
다. 군내부는 뒤숭숭하다.
〈金東哲·黃有成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