허준이 등 한국계 3명, 美 ‘천재들의 상’ 받았다

  • 동아일보
  • 입력 2022년 10월 14일 03시 00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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최예진-모니카 김 교수 함께 선정… 허 교수, 수학 접근 쉽게 만들어
AI권위자 최 교수, 가짜 뉴스 연구… 김 교수, 6·25전쟁 계기 美 외교 조명
총 25명 뽑아 5년간 11억원 지원

12일(현지 시간) 미국 맥아더재단이 발표한 올해의 맥아더 펠로십 수상자 25인에 허준이 프린스턴대 교수, 최예진 워싱턴대 교수, 모니카 김 위스콘신대 교수(왼쪽부터) 등 한국계 학자 3인도 포함됐다. 맥아더재단 제공
12일(현지 시간) 미국 맥아더재단이 발표한 올해의 맥아더 펠로십 수상자 25인에 허준이 프린스턴대 교수, 최예진 워싱턴대 교수, 모니카 김 위스콘신대 교수(왼쪽부터) 등 한국계 학자 3인도 포함됐다. 맥아더재단 제공
‘천재들의 장학금’으로 불리는 미국 ‘맥아더 펠로십’의 올해 수상자 25명에 7월 ‘수학계의 노벨상’으로 불리는 필즈상을 탄 허준이 프린스턴대 교수(39)를 포함해 최예진 워싱턴대 컴퓨터공학과 교수(45), 모니카 김 위스콘신대 역사학과 교수(44) 등 한국계 연구자 3명이 선정됐다. 12일(현지 시간) 발표된 수상자들은 향후 5년간 자유롭게 쓸 수 있는 80만 달러(약 11억 원)를 각각 상금으로 받는다.

맥아더 재단은 허 교수의 수학적 성과를 소개하며 “효과적이고 명확한 의사소통으로 다른 사람들과 협업함으로써 다른 분야의 연구자들이 수학에 더 쉽게 접근할 수 있도록 한다”고 호평했다.

인공지능(AI) 분야의 권위자인 최 교수는 2015년 미 전기전자공학자학회(IEEE)가 선정한 ‘주목해야 할 AI 과학자’ 10명에 드는 등 일찌감치 두각을 나타냈다. 그는 최근 미국 사회의 양극화와 맞물려 큰 관심을 모으고 있는 ‘가짜 뉴스’에 관련된 연구를 해왔다. 사람들이 일상 속에서 자연스럽게 구사하는 자연어를 분석한 후 그 안에 함축된 의도를 포착하는 AI 체계를 탐구하는 것이다. 뉴욕타임스(NYT)는 그를 두고 온라인 쇼핑몰의 가짜 리뷰에서 가짜 뉴스에 이르기까지 모든 것을 탐지하는 데 도움이 되는 컴퓨터 언어학을 연구한다고 소개했다.

최 교수는 “일상적인 사건의 원인과 결과, 그에 관한 사람들의 의도와 정신 상태를 추론하도록 기계를 가르치는 것은 AI 분야의 오랜 과제”라며 “기계가 인간과 더 잘 소통하고 인간의 가치에 더 잘 부합할 수 있기를 바란다”라는 수상 소감을 밝혔다.

역사 전문가인 김 교수는 미국이 냉전 기간 중 전 세계 외교군사정책에 개입한 과정, 제2차 세계대전 이후 각국의 탈식민지화 과정을 연구한 공로를 인정받았다. 특히 그는 6·25전쟁을 계기로 미국의 외교정책에 벌어진 변화를 재조명했다.

그는 6·25 당시 미국으로 이주한 부모에게서 태어난 이민 2세대다. 국가원수나 지도자가 아닌 평범한 서민의 입장에서 역사를 바라보는 연구를 추구한다. 맥아더 재단은 그의 연구가 전쟁 및 갈등지역에서 인종, 계급, 정체성 등이 어떤 의미를 지니고 있는지를 보여준다고 의미를 부여했다.

1981년 시작된 맥아더 펠로십은 분야를 막론하고 최고의 창의성을 발휘하는 미 연구자에게 수여된다. 수상자 선정 과정이 비밀에 싸인 것으로도 유명하다. 재단이 전국 익명의 전문가들로부터 비공개로 후보자 수백 명을 추천받은 뒤 역시 익명의 심사위원 12명이 수상자를 뽑는다. 올해 수상자에는 미국의 총기문화를 연구한 제니퍼 칼슨 애리조나대 교수, 바다로 유입되는 플라스틱 쓰레기의 규모와 경로를 예측한 제나 잼벡 조지아대 교수, 재즈 첼리스트 겸 작곡가 토메카 리드 등도 포함됐다.


홍정수 기자 hong@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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