매년 전우 추모 방한 英 참전용사 한국에 묻힌다

  • 동아일보
  • 입력 2022년 8월 29일 03시 00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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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우와 함께 묻어달라” 요청따라

6·25전쟁에서 전사한 전우를 추모하러 매년 한국을 찾은 영국 참전용사가 한국에 묻힌다.

27일(현지 시간) 미국 CNN방송에 따르면 암 투병 끝에 이달 90세를 일기로 세상을 떠난 제임스 그런디 씨(사진)가 부산 유엔기념공원 유엔군 합동 묘역에 안장될 예정이다. 고인이 2018년 “(죽으면) 전우와 함께 묻히고 싶다”고 유엔기념공원 요청해 받아들여졌다.

그런디 씨는 1951년 2월부터 1953년 6월까지 영국군 시신수습부대에서 복무했다. 19세에 참전한 그는 3년간 전장을 돌며 영국군을 비롯해 미군 국군 시신 90여 구를 수습했다. 그는 2019년 부산 유엔군 묘역을 찾았을 때 동아일보 인터뷰에서 “숨진 지 몇 개월이 지난 시신을 수습하는 과정은 너무나 힘들어 지금까지도 악몽을 꾼다”고 말했다.

그런디 씨는 전역 후 영국에서 축구선수와 경찰관으로 일했다. 은퇴한 뒤 1988년부터 2019년까지 매년 5월이면 자비를 들여 유엔기념공원을 찾았다. 전쟁 트라우마에 시달렸지만 묘역에 오면 마음이 평화로워졌다고 했다. 입양한 손녀 브렌다 은정 박 씨는 “할아버지는 ‘전우를 잊지 않고 다시 찾겠다’는 참전 때 다짐을 지켰다”고 말했다.

CNN은 “세계 곳곳의 6·25 참전용사들이 전우와 함께 싸웠던 한국에 묻히기를 바란다”고 전했다.

이지윤 기자 asap@donga.com
#6·25전쟁#영국 참전용사#제임스 그런디#한국에 묻힌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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