중증 지체장애인 첫 중졸-고졸 검정고시 한해에 통과

  • 동아일보
  • 입력 2021년 8월 31일 03시 00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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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은지씨 “마음치유 심리상담사가 꿈”
근육 약해 감독관이 답안지 대필

중증 지체장애인으로는 처음으로 중졸·고졸 검정고시를 한 해에 통과한 합격자가 나왔다. 자가면역질환으로 근육병을 앓고 있는 이은지 씨(31·여)가 주인공이다.

서울시교육청은 2021년도 제2회 초중고교 졸업학력 검정고시 합격자를 30일 발표했다. 이 씨는 올해 1회 검정고시에서 중졸 학력을 취득한 데 이어 고졸까지 우수한 성적으로 합격했다.

혼자 움직일 수 없는 중증 지체장애인인 그는 서울시교육청에서 시행하는 ‘찾아가는 검정고시’를 통해 시험을 치렀다. 찾아가는 검정고시는 고사장까지 이동하기 어려운 중증 지체장애인 응시자가 자택 혹은 본인 이용 복지관에서 시험을 치를 수 있도록 하는 제도다. 침대에서 생활하는 그는 인터넷 강의를 통해 집에서 스스로 공부했다. 근육이 약해 필기도구를 들 수가 없어 시험 중에는 대필감독관이 답안지 작성을 대신했다.

이 씨는 대학에 진학해 공부한 뒤 사람들의 마음의 상처를 치유하는 심리상담사가 되는 것이 꿈이다. 그는 자신처럼 건강 문제로 학업을 포기한 사람들에게 “시기가 늦었다고 망설이지 말라”며 “언제든 배운 것이 가치 있게 쓰일 수 있다”고 조언했다.



조유라 기자 jyr0101@donga.com
#중증 지체장애인#검정고시#통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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